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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예술단' 더부살이 리허설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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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울 서초동 우면산 자락에 자리잡은 예술의전당 전경. 야외 음악당이 있던 점선 부분에 ‘국립예술단’의 전용 연습실이 들어선다. [예술의전당 제공]

국립오페라단은 2000년 1월 재단법인으로 독립하면서 정들었던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을 떠났다. 사무실과 연습실은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4층에 마련했지만 비좁은 셋방살이 신세를 면치 못했다.

2003년 '투란도트'공연을 앞두고 낮에는 장충동 국립극장 내 옛 코리안심포니 연습실, 밤에는 국립극장 대연습실을 전전했다. 2002년 9월'고구려의 불꽃'공연 때는 한양대 백남음악관을 빌려야 했다. 마음 놓고 연습하려면 오페라 극장 무대만한 넓이 20×20㎡, 높이 5m의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쓰고 있는 연습실은 사무실의 칸막이를 튼 것이라 가장 큰 방도 넓이 14×8㎡, 높이 3.5m에 불과하다.

이상균 국립오페라단 사무국장은 "긴 창(槍)을 들고 연기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무대 리허설 때는 연기자들이 갑자기 넓은 공간을 만나 방향감각을 잃고 우왕좌왕하기 일쑤다"라고 털어놨다. 전막(全幕) 연습이 불가능한 것은 국립발레단도 마찬가지다. 오페라하우스가 원형 건물인 데다 군데군데 기둥이 가로막고 있어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단원들까지 있었다.

이르면 내년 8월말께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야외음악당 부지에 국립오페라단.국립발레단.국립합창단 등 3개 국립 예술단체를 위한 전용 연습동이 생긴다. 문화관광부가 내년 초 총공사비 160억원을 들여 착공하는 연면적 1500평 규모의 건물이다. 연습실과 소연습실, 체력단련실, 탈의실, 샤워실, 휴게실, 사무실, 구내 식당 등이 들어선다.

김영산 문화관광부 기초예술진흥과장은 "국립 예술단체의 전용 연습실 마련은 문화부의 숙원사업"이라며 "연습동 입주에 앞서 3개 단체의 사무국을 통합해 국립예술단(가칭)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술의전당에는 서울예술단, 코리안 심포니, 서울 심포니, 문화예술위원회 자료관, 한국영상자료원, 전국문예회관 연합회 등이 상주.입주해 있다. 예술의전당 상주 악단인 코리안심포니도 외부 대관 공연이 있을 때는 음악당 연습실을 비워줘야 한다. 상주.전속 단체를 염두에 두지 않고 설계됐기 때문이다. 국립예술단이 국립오페라하우스를 따로 건립할 경우 연습 공간이 그만큼 넓어지므로 예술의전당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용배 예술의전당 사장은 "건물 부지를 문화부에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며 "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들이 옮기면 2008년의 건물 개.보수 공사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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