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취업난 시대에 뜨는 직업 Career Coach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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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Career Coach 되려면

운동선수에게 코치가 있듯이 취업 세계에도 구직자의 진로에 대해 조언해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있다. '커리어 코치(career coach)'다. 커리어 코치는 구직자의 적성과 경력을 파악해 개인에게 맞는 직업을 권해준다. 이 점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찾아주는 '헤드 헌터'와는 다르다. 취업정보업체 인크루트는 지난해 말 커리어 코치를 10대 유망직종에 선정했다. 커리어 코치를 잘 활용하는 법과 커리어 코치가 되는 법을 살펴봤다.

커리어 코치는 신종 직업인만큼 아직 이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가 많지 않다. 업계에서는 취업난이 계속되고 있고 평생 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앞으로 이 직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상담 대상자도 넓어졌다. 대학 졸업예정자 외에도 청소년.직장인들까지 상담 대상이다. 커리어 코치가 되기 위한 특별한 자격 요건은 없다. 대졸 이상의 학력에 경영학.심리학.사회학.교육학 등을 전공하면 유리하다. 경제 및 노동 관련 지식이 풍부하고 직업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경험이 있으면 좋다. 특히 기업에서 인사 업무를 맡은 경험이 있으면 커리어 코치로 일하는데 도움이 된다. 직업심리사.직업상담사 등의 자격증을 딴 뒤 이 직업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고지영(사진(左))씨도 자격증을 취득한 뒤 커리어 코치로 변신한 경우다. 대학에서 이공계를 전공한 고씨는 졸업 후 편집 디자인 관련 업무를 했다. 하지만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았다. 고씨는 "적성에 맞는 직장을 구하려는 사람은 늘어날 수밖에 없어 커리어 코치라는 직업이 유망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원래 남의 말을 들어주는 일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 직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2001년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딴 뒤 헤드헌팅 회사와 여성인력개발센터 등에서 일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커리어 코치는 전문 양성기관을 거치면 된다. 이화여대 경력개발연구소(job.ewha.ac.kr)는 매년 30~50여 명을 대상으로 커리어코치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교육기간은 3개월이다. 이 과정을 수료한 사람들은 일선 중학교에서 강사로 일할 수 있다.

프리랜서로 일하게 되며 주로 창의적 재량 수업 시간에 강의를 한다. 급여는 2시간 수업에 5만원 정도. 이대 경력개발연구소 민현정 연구원은 "지난해 졸업한 수료생 20여 명이 일선 중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주부들이 파트타임으로 일할 경우 한 달에 100여만원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Career Coach 활용은

정보통신(IT) 분야를 전공한 김모(27)씨는 진로를 찾기가 막막하자 지난해 말 커리어 코치를 찾았다. 직업심리검사 결과, 김씨의 적성은 기술직보다 관리직에 더 잘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상담을 하면서 유년 시절과 과거 아르바이트 경험을 되살려 봤다”며 “어릴 때 완구 조립을 좋아했으며, 대학 시절 생산 관리 보조 일을 했던 기억이 났다”고 말했다. 커리어 코치는 김씨에게 생산관리직이나 자재·구매 담당 업무에 지원할 것을 권했다. 김씨는 “아르바이트 경험을 첨가해 이력서를 다시 썼다”며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김씨는 커리어 코치를 통해 자신의 적성을 찾은 경우다. 커리어 코치는 구직자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검토한 뒤 적성 및 심리 검사로 구직자의 적성을 파악한다. 구직자의 진로 설계를 위해 심층 면접도 한다. 상담 결과에 따라 이력서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것도 커리어 코치의 일이다. 디자인을 전공한 주부 이모(48)씨는 재취업 방법을 몰라 커리어 코치와 상담했다. 이씨는 “아이를 키운 뒤 다시 일을 갖고 싶었지만 내 경력으로 어디에 취업할 수 있을지 캄캄했다”며 “상담 결과 내 경력에는 디자이너보다 중·고교 특기 적성 교사가 더 맞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디자인 관련 강사로 취업한 이씨는 “상담 과정에서 내 경력을 찬찬히 살펴보게 됐고 일에 대한 자신감을 찾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커리어 코치와 상담하려면 인크루트 등 취업정보업체를 이용하면 된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상담할 수 있다. 상담은 무료와 유료로 나뉜다. 이메일 유료 상담의 경우 1회에 1만원 정도다. 노동부 산하 고용안정센터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직업 정보 기관에서도 커리어 코치와 상담할 수 있다. 대부분 무료로 운영된다.

글=홍주연 기자 <jdream@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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