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의 해방은 성서교리 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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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바티칸시티 로이터=연합】바티칸교황청은 3일 전세계신학자들에게 로마가톨릭을 일탈과 모순으로 생각하는 마르크스주의적 영향을 강력히 비판하는 교서를 발표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명령에 따라 이날 발표된 「해방신학의 일부측면에 관한 지시」라는 제목의 이 교서는 모두 1만1천단어규모로 중남미및 기타 제3세계지역에서 일고있는 새로운 신학운동인 해방신학에 대해 바티칸교황청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정책성명이기도 하다.
이 교서는 해방신학운동의 기수인 브라질의 「레오나르도·보프」신부가 바티칸교황청의 신앙교리성성으로부터 해방신학의 이론적 오류에 대한 신문을 받기위해 로마에 도작한지 하루만인 이날 발표됐다.
「보프」신부는 이 교서를 공동저술한 신앙교리성성대표인「요제프·라칭거」추기경의 신문을 받게된다.
이 교서는 가난한 자는 해방에 대해 「거의 저항할 수 없는 열망」을 갖고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이러한 해방에의 열망은 기독교의 교리에 의해 정화되고 인도되어야 하며 그 의미를 숨기거나 곡해하는 이데올로기의 포로가 되어선 안된다고 정의를 내렸다.
이 교서는 이어 가톨릭교회와 기독교인들은 불의와 맞서 싸우고 사악한 사회구조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며 부국과 빈국간의 「충격적인불평」등을 비판해야하지만 신학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영향은 『성서 속에서의 가난한자와 마르크스주의의 프롤레타리아를 재앙적으로 혼돈하는 사태를 야기할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서는 이어 해방신학자들은 『무신론과 인간의 존재 및 자유·인권등에 대한 부정이 「마르크스」이론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상기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무신론에 입각한 분석방법을 신학내로 통합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도 그 자체가 무서운 자가당착에 빠져들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라칭거」추기경은 기자회견에서 교서가 빈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부인하거나 빈민을 도탄에 빠뜨리는 사람들을 승인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 가톨릭교회와 마르크스주의자들까지도 포함한 「선의의 사람들」과의 협조는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프」신부가 종교재판에 회부될 것이라는 일부 보도를 부인하면서 「보프」신부는 해방신학은 물론그밖에 교회제도에 관한 저작물들에 관한 사문회에만 참석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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