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레슨] 펀드 투자에도 원칙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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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김 기 영
미래에셋증권
아시아선수촌지점장

펀드가 대유행이다. 그런데 펀드에 들기 위해 증권사를 찾는 고객들과 상담해 보면 특별한 목표나 계획이 없을 때가 많다. 단지 언론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펀드가 재테크에 좋다더라'는 '카더라 통신'을 믿고 막연한 기대감으로 돈을 맡기려는 투자자들이 많다. 이럴 때 만약 판매 직원의 경험이 적다면 주로 회사에서 캠페인성으로 파는 펀드나 가장 잘 팔리는 인기 상품을 고객 앞에 내놓기가 쉽다.

하지만 이렇게 펀드에 들면 결코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 일단 투자기간을 지극히 단기로 잡아놓게 되는 것이 문제다. 지금은 주식시장과 펀드 수익률이 한껏 상승 분위기에 취해 있지만 투자상품은 항상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

그렇다면 당장의 상승 분위기와 수익률에 마취되지 않고 긴 안목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비결은 무얼까.

우선 펀드 자금의 투자기간을 여유있게 설정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다른 목적에 사용할 돈을 펀드에 들었다가 원하는 수익이 나기도 전에 목표 기한이 도래하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투자기간이 짧을수록 위험은 커진다. 변동성을 감내할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투자하려는 자금의 성격만 장기여서는 안된다. 투자자의 머릿속에서 장기투자라는 생각이 확고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

다음으로 성격이 다른 펀드에 나눠 투자하는 게 좋다. 얼마 전 자금을 성장형 펀드(40%)와 배당주 펀드(30%), 중국투자 펀드(30%)에 분산투자한 고객이 불만을 털어 놓았다. 그는 "최근 수익률을 확인해 보니 성장형 펀드에 넣었던 돈은 수익이 많이 났는데, 배당주 펀드는 그 절반이고, 중국 펀드는 원금 수준"이라며 "성장형 펀드로 돈을 다 몰아 넣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분산투자를 모르는 투자자의 욕심일 뿐이다. 하락장을 경험하지 못한 투자자의 만용으로도 볼 수 있다. 진정한 투자의 성공이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지 단기적으로 고수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는 격언을 새겨두자.

김기영 미래에셋증권 아시아선수촌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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