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 주의색채 과격파 단죄확실|로마교황청, 7일 해방신학재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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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세계적 관심을 모으는 해방신학에 대한 종교재판이 오는 9월7일 로마교황청에서 열린다.해방신학은 60년대중반 남미에서 태동, 제3세계에 널리 퍼지고 있는 새로운 급진 기독교 신학사조의 하나-. 세기적 사상논쟁으로 손꼽히는 이 종교재판의 구체적 대상은 「마르크스」주의 계급투쟁과 혁명론을 수용하는 해방신학의 과격분파다. 피고인은 브라질의 해방신학자인 「레오나르도·보프」신부.
재판의 결과는 「보프」 신부가 단죄의 패배를 당할게 거의 확실하다. 교황「요한·바오로」2세와 교황청 교리성성당국이 해방신학의 과격분파를 철저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방신학재판의 의미와 전망, 실태를 알아본다.

<재판의 의미>
교황청의 해방신학재판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위한 해방신학운동에 「마르크스」이론을 채택한 행동주의 성직자와 신학자의 문책」의미를갖는다.
그러나 하나의 분명한 사실은 교황청의 이번 재판이 해방신학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교황「바오로」2세와 교황청당국도 가난·불평등·억압·착취등의 상황을 해소하려는 해방신학의 뜨거운 열정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따라서 교황청이 반대하는 부분은 신앙의 이데올로기화를 주창하면서 신부가 군복을 입고 게릴라전선에 출전하는등 계급투쟁의 혁명과 복음을 혼합하는 해방신학의 무신론적 「마르크스」주의 색채다.
심판대에 오른 「보프」신부의 구체적 행동은 중남미 가톨릭 보수주의자들에 대한 비판행위와 그의 저서『교회 카리스마와 권력』.
그의 저서는 가톨릭과 세속권력의 관계및 인권문제등을 다루었다.
원래 해방신학에도 온건·파격· 중도등의 지파가많다.「헬데르·카마라」대주교 (브라질) 「루치오·게라」신부(아르헨티나) 등으로 대표되는 온건노선은 폭력과 공산주의를 결사반대한다.

<재판 전망>
교황청의 「마르크스」주의 해방신학 재판은 「단죄」의 선고를 내릴 전망이다.
교황 「바오로」2세는 이미 79년1월 멕시코 프에블라의 남미주교회의에서 『예수를 혁명가·정치적 인물·나사렛 파괴분자등으로 보는 개념은 교회의 종교적 가르침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해방신학의 전거적 이론을 비판했다.
교황은 또 지난해3월 니카라과방문때는「마르크스」주의 혁명 「산디니스타」정권의 「인민교회」를 거부했다. 교황청은 이어 「마르크스」사상을 강요하는 「산디니스타」정권의 비판강도를 높여왔다.
교황청소식통은 교황이 오는10월의 산토도밍고 남미주교회의 연설과 내년l월의 페루·베네쉘라·에콰도르방문에서도 해방신학의 「마르크스」주의 노선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전할것으로 보고 있다.
교황청 교리성성장관 「요셉·라칭거」추기경은 지난3월 한 종교전문지의 기고와 최근의 기자회견에서 해방신학을 하나의「사회참여운동」으로 격하시켜 비판했다.
교황청의 해방신학 비판에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거세다. 교황청으로부터 교수자격을 박탈당한「한스·큉」신부등 유럽과 남미의진보신학자 3백30명이 참여한 콘실리엄 (Concilium·공의회)은 지난6월 강력한 해방신학 지지성명을 냈다.「보프 신부도 교황청 재판정에 나가 자신의 이론을 방어할 예정이다.

<해방신학 실태>
남미의역사적·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특수 지역상황을 배경으로 정립된 해방신학의성서적 전거는 구약의 『출애급』 해방사건과 신약의 그리스도의 죽음-부활이다.
해방신학의 개념은 고도의 신학적 연구로부터 신부의 혁명전선 참여에 이르기까지 광범하다.
가난한 사람들의 해방을 위한 복음의 이데올로기化와 현실 변혁의 실천(P-raxis)을 위한 계급투쟁에의 혁명적 참여를 부르짖기도한다.
해방신학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65년)의 사회정의에 대한 관심표명과 메델린 주교회의(68년)의 정치적 해방 주창-세계교회협의회 (WCC) 방콕대회 (72년) -중남미주교회의(79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정립됐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방신학의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복음의 이데올로기화, 불가피론을 일부수용, 말썽을 빚기도 했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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