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회당의 대한 친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일본 좌경정당들의 우경화 현상은 전후 일본 정당사의 하나의 흐름이었다. 미일 안보조약, 일본자위대및 한미 양국에 대해 비판·반대해온 이들 좌경 정당들이 시대의 흐름과 국제정세의 변화에 적응키 위해 변신을 거듭치 않을 수 없었다.
중도 혁신의 공명당은 중도 보수로 전환했고 중도 우파의 민사당은 보수경향을 강화해 우리와의 교류·협력관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지금까지 비동맹·평화중립을 내걸고는 사실상 친공 외교노선을 걸어온 제1야당인 사회당이. 최근 당내의 신한 좌·우파 논쟁을 거쳐중립주의로 돌아가고 있는 점이다.
일본사회당은 처음부터 결코 공산주의 정당은 아니었다. 그것은 45년11월 새로 결성될때 반「마르크스」주의를 명백히 표방한 사회민중당·일본노농당·총동맹등의 정치단체들로 구성됐다는 사실로도 분명하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중립노선과 국제현보을 외면하고 한국을 부인한 채 북한만을 인정하고 평양과만 교류를 벌여왔다.
그런 사회당이 최근 『한반도의 어느 한족을 국가로 인정하고 다른족을 부인하는 자세를 경계해야한다』고 자생, 한국과도 교류할 방침을 세우고 이를 북한에도 통보할 것이라고 한다.
사회당이 뒤늦게나마 현실을 이해하고 합리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던것은 시대의 흐름을 더이상 거역할수 없는 상황에서의 자구책에서 나온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같은 사회당의태도 수정이 교차관계 형성등 한반도의 정세발전에 바람직한 분위기 조성이 된다는 점에서 이를 환영한다.
작년 6월의 참의원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사회당은 위원장(당수)을 바꾸고 「새로운 사회당의 건설」이라는 기치아래 체질개선을 서둘러 왔다.
자위대 부정자세에서 후퇴하는 한편 핵무기경쟁에서 미국만을 규탄해오다가 미소를 함께 비난하고있으며 신임 위원장「이시바시」(석교정사)가 미국을 방문한 사실이 그 증거들이다.
그러나 아직도 사회당 안에는 현실을 외면하고 시대착오적이고 교조주의적인 이데올로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좌파세력이 강력하여 우파를 크게 견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의 태도수정이 결코 노선 수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간파해서는 안된다.
사회당이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결정하면서 일본정부에 대한 북한과의 관계개선 요구, 북한이 제의한 3자회담에 대한 지지표명, 북한-일본민간어업협정 부활등을 강조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회당이 비록 원내 제1야당이라고는 하지만 국제문제에 관한한 일본정부의 카운터파트일수는 없다. 국제정치 무대에서는 정부만이 타국정부의 카운터파트가 될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당이 서울과 평양에 대해 등거리 태도를 취한다해서 일본정부도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일본의 대북한 태도는 소련·중공의 대한 태도와의 균형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는 바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