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버스 타고 공항에 중국대사관서 준 양복 입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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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공항출국>
탁장인등 중공민항기납치범 6명이 김포공항에 도착한 것은 하오 1시 57분. 서울 5가 8948호 국방색마이크로 버스로 도착한 이들은 삼엄한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차에서 내려 기다리고있던 조의홍 자유중국대사관 참사관등과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곧바로 3층 출국대합실로 올라갔다. 탁은 현재 심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지난해 5월 5일 한국에 온 뒤 그동안의 착잡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납치범중 유일한 여자인 고동평 (29) 은 기자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미소만 머금은 채 출국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곧바로 법무부 출국수속을 받았는데 출국자격은 자유중국여권으로 강제출국에 따른 간단한 절차만을 밟았다. 탁장인등은 하오 2시 30분 4번 탑승구를 통해 CAL 824편에 탑승, 하오 2시 45분 대만으로 향했다. 한편 탁장인등의 휴대품은 이날 상오 11시쯤 법원 호송 마이크로 버스편으로 김포공항에 가져와 출국에 필요한 검색을 받았는데 휴대품은 대형 백 2개를 포함, 모두 26개로 선물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구치소출발>
13일 상오 10시쯤 납치범들이 수감중이던 서울 성동구치소로 황우연 변호사가 찾아가 석방사실을 알렸으나 이들 은 반가운 내색은 않고 덤덤한 표정. 황변호사는 이들에게 그동안 국내법과 국제협약에 따른 부득이한 사정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해왔던 사실을 강조하자 모두가 알고 있다는 듯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이들은 짐을 꾸리라는 구치소측의 통보를 받고 다소 들뜨기 시작, 낮12시쯤 중국식 만두로 간단한 점심식사를 마친 뒤 자유중국 대사관측에서 제공한 양복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다소 활기를 찾은 모습이었다는 것. 이들은 구치소 직원들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그동안 보살펴줘 고맙다. 대만에 가면 연락하겠다』는 등 작별인사를 한 뒤 하오 1시쯤 출입국관리소 직원과 함께 대기중이던 미니버스편으로 김포공항으로 직행, 자유중국대사관 직원들에게 인계됐다.

<석방지휘>
탁장인 등에 대한 석방지시서는 13일 상오10시쯤 서울지검 공안부 임휘윤 부장검사가 서명했다. 임부장검사는 이날 출근직후인 상오9시쯤 최상혜 대검공안부장의 호출을 받아 석방지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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