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발·일타·일격...혼신의 사자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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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로스앤젤레스∥본사올림픽특별취재반】

<양궁>
한국 여자양궁이 다시 한번 세계정상에 군림,5번째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의 샛별 서향순(타·광주여고3년)은 12일(한국시간) 나흘간의 열전을 끝낸 여자양궁 경기에서 종합득점 2천 5백 68점으로 우승의 영예를 누렸으며 세계챔피언 김진호(22)는 중공의 「리링잔」(18·이영연)에 4점 뒤진 2천 5백 55점으로 동메달리스트가 되었다. 이들 1위에서 7위까지의 기록은 올림픽 신기록(종전 2천 4백 9점·76년 몬트리올·미「루안·라이언」)이다. 이로써 역대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한국선수가 2명이 시상대에 같이 올라서고 2개의 태극기가 나란히 게양되는 획기적인 쾌거를 이룩했다. 서향순은 이날 50m와 30m 더블경기에서 쾌조의 명궁을 과시, 전날까지 선두를 달리던 「리링잔」 을 초반에 제치고 줄곧 쾌주를 거듭, 통쾌한 역전승을 거두었다.「리링잔」과 김진호는 나란히 50m 종목 벽두에 화살을 표적 밖으로 날려버리는 실수를 범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서향순은 침착한 페이스 유지로 일거에 대세를 뒤엎은 후 마지막 30m 종목에서도「리링잔」의 끈질기고 위협적인 추적에 한치의 동요도 불허, 감격적인
개가를 올렸다. 50m 더블 라운드를 끝냈을 때 서향순은 「리링잔」을 8점이나 앞서 승세를 탔고 이후
30m 종목에 강한 「리링잔」은 한때 5점차로 육박하기도 했으나 계속 10점과 9점짜리의 황금색 표적만을 명중시키는 서향순의 쾌조를 끝내 따르지 못했다. 이번 대회 4일간의 경기에서 서향순·김진호·「리링잔」은 통산 11차례에 걸쳐 서로 선두자리를 주고 뺏는 최대의 접전을 벌였고 매 종목 종료 때엔 거의 「리링잔」이 수위를 차지, 한국의 두 여궁사는 처절한 고투를 면치 못했으나 최후의 순간에 감격적인 역전의 승전보를 엮어냈다. 한편 남자부에서는 미국의「대럴·메이슨」가 독주 끝에 우승을 누렸고 전날까지 16위이던 한국의 패자청은 이날 맹위를 떨쳐 2천5백점으로 8위에 뛰어 올랐다

<복싱>
신준섭과 「힐」의 결승전은 시종 접전으로 일관, 경기가 끝나고도 서로 승리한 듯 국기를 들고 링을 돌며 시위했다. 판정결과는 대만 (60-58)과 루마니아 (50∼58)부심이 1∼2점차로 신이 앞선 것으로 채점했으며, 결정적 승부는 59-59 동점에서 신에게 우세승을 준 루마니아의 「키리아크」 부심이었다. 나머지 모로코와 서독부심은 모두 59-58 1점차로「힐」의 우세였다. 「키리아크」부심은 경기가 끝난 뒤 한국임원들에게 『1,2회전에서 신이 약간씩 우세했고, 3회전에서 「힐」이 앞서 동점을 주었다. 그러나 신이 시종 공격적으로 나와 승리로 판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왼손잡이 신은 1회부터 외곽으로 돌며 아웃복싱을 펼쳐 막판에 스트레이트를 2∼3개 허용했을 뿐 주도권을 잡았다. 신은 2회 들어 적을 공세, 시종 「힐」을 몰아붙여 우세를 지켰다. 3회 들어 신은 2분께 밀고 들어갔다. 그러나 1분을 남기고 여러 개의 카운터펀치를 안면에 맞아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요령있게 벗어났다.

<레슬링>
레슬링 자유형68kg급 유인탁이 한국에 6번째 금메달을 안겨 주었다. 11일 애나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결승에서 유는 미국의「앤드루·레인」과 피를 말리는 사투 끝에 5-5를 기록했으나 큰 기술차로 극적으로 승리, 대망의 금을 획득했다. 이날 유는 경기시작 1분 10초만에 어깨 메어치기를 멋지게 성공시켜 3-0, 쉽게 풀어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힘이 우세한 「레인」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1피어리어드가 끝났을 때는 1점차로 따라 붙었다. 2피어리어드 들어 쫓기기 시작한 유는 30초경 턱을 받쳐 고전하기 시작했고 l분30초에는 너무 소극적으로 수비만을 취한다는 경고를 받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종료 1분을 남기고 왼쪽 발목을 부상당한데 이어 5-4로 경기를. 끝내기직전 상대방공격이 득점으로 인정돼 5-5타이가 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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