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외국인 납치 다시 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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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아 중동 각지에서 외국인 인질 납치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라크는 물론 팔레스타인.예멘에서 서구인들이 납치돼 해당국 정부와 가족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아라비아반도 남단의 예멘에서는 최근 독일인 일가족 5명이 납치됐다. 독일 외무부는 28일 위르겐 흐로보크(65) 전 외무차관 부부와 자녀 3명이 샤브와 주에서 납치됐다고 확인했다. 예멘에선 지난주에도 오스트리아인 1명이 납치됐다가 풀려났다. 정부도 통제하지 못하는 강력한 부족주의가 남아 있어 일부 부족은 외국인 인질들을 대정부 협상 카드로 악용해 왔다.

반면 팔레스타인과 이라크에서 발생하는 외국인 납치는 이슬람 무장단체의 소행이다. 28일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에서 스코틀랜드 출신 인권운동가 일가족 3명이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앞서 21일에는 가자지구 북쪽에서 미국국제학교 소속 네덜란드인 교장 등 2명이 피랍됐다 풀려났다.

이라크에선 외국인 인질 살해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 무장단체 '이라크 감시대대'는 28일 알아라비야 TV를 통해 5일 납치한 프랑스인 엔지니어 베르나르 플랑시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 단체는 "나토(NATO) 간판으로 파병된 프랑스군의 불법 주둔을 끝내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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