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로 보는 '로마제국 흥망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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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케이블.위성TV 영화채널 OCN은 영국의 BBC와 미국의 케이블TV인 HBO가 공동으로 제작한 TV 시리즈 '로마'(사진)를 내년 1월1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 10시에 방영한다. '로마'는 HBO가 지난 8월부터 3개월간 방송한 최신 TV시리즈로 로마 공화정의 몰락과 제국의 탄생을 12회에 걸쳐 담은 작품이다.

영웅 중심으로 풀어간 기존의 로마 제국 이야기와 달리 '로마'는 줄리어스 시저 휘하의 두 병사를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기원전 52년 갈리아 전쟁을 끝낸 시저가 폼페이우스와 원로원에 맞서 로마로 진격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두 병사를 축으로 노예, 시민, 군인, 귀족, 영웅들의 삶이 실감나게 그려진다. 로마 시대에 대한 치밀한 고증과 정교한 재현도 눈길을 끈다. 로마 귀족들의 화려한 생활, 로마 군대의 처절한 전투장면, 격렬한 토론이 벌어진 원로원, 비참한 노예 생활 등이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시저의 간질과 남색설, 옥타비아누스의 양성애설, 시빌리아와 옥타비아의 동성애설 등 검증되지 않은 야사들이 한층 재미를 더한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두 명의 병사 역은 '킹덤 오브 헤븐' 에 출연했던 케빈 맥키드와 '킹 아더'에서 다고넷 역을 했던 레이 스티븐슨이 맡았다.

이 작품은 전쟁 드라마의 대작인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만든 HBO와 BBC가 다시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제작초부터 화제가 됐다. 촬영을 위해 이탈리아 현지에 6200여평 규모의 세트장이 만들어졌으며, 1억 달러의 제작비가 들었다. 2006년 골든글러브 TV시리즈 드라마 부문에 최우수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등 두 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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