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성화 15,000㎞대장정…"저기 콜리시엄이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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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로스앤젤레스=본사올림픽 특별취재반】로스앤젤레스올림픽의 열기에 첫 불길을 붙이게 될 올림픽 성화가 15일정오(현지시간)캘리포니아주로 옮겨져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성화는 오리건주의 노드리지애 사는 「에던· 핼펀」 군 (10) 이 성화봉송 33개주 가운데 마지막주가 되는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접경 튤레이크시 주경계선에 도착, 상호새 출신간호원 「베티· 비커트」 씨 (48· 여) 에게 전달했다.
이 성화는 지난 5월3일 그리스의 올림피아에서 채화돼 아태네로 봉송된뒤 5일 후인 5월8일 뉴욕으로 인공위성으로 중계됐다. 이 성화는 4천명의 주자가 미국 1천개도시 1만5천㎞를 달려 오는 28일 LA울림픽 메인 스타디움인 메모리얼콜리시엄의 성화대에 점화하게된다.
미국내 첫 성화주자는 미올림픽영웅「제시·오엔즈」의 손녀딸인 「지나· 헴펠」 과 「짐· 도프」의 손자인 「빌· 도프」 2세.
올림픽성화는 대회조직위원회(LAOOC) 가 미청소년단체 지원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1㎞에 3천달러의 참가금을 받고 판매한것으로 그 상업성으로 인해 각계의 비판을 받고 있으나 어쨌든 1천2백만달러 (96억원) 의 수입을 올리는데 중요한 구실을 했다.「에던」군은 오리건주 마지막주자로 스폰서는 「에던」군이 다니는 국민학교.
무게 2·2온스의 성화봉을 들고 1㎞의 장거리를 뛰어온 「에던」군이 지친 표정을 짓자 어머니 「질」 여사는 『웃어라 「에던」. 웃어라』 며 안타깝게 소리쳤다.「에던」 군이 5백m를 지나면서부터 힘이 부쳐 속도가 떨어지자 『아침에 팬케이크밖에 안먹고 나왔느냐. 힘내 힘을…』 라고 차에 탄 어른이 소리쳤다. 「에던」 군은 『너무 흥분해서 아침도 못먹었서요』 라고 대답했다.
이날 「에던」 군은 LA올림픽후원회사인 세계적 진 제조회사 리바이 스트라우스사가 제공한 적·백·청 운동복과 신발회사 컨버스사의 운동화를 신고 달렸다. 철저한 올림픽 상혼을 보여주었다. 「에던」군의 뒤에는 37대의 성화봉송차량이 길게 줄을 이었다.
이들 차량은 미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즈사 (GMC) 가 제공한 트럭, 캐러밴들. 이들 차량 은 미전기통신회사 AT&T사의 각종컴퓨터기재와 LA올림픽선수촌 식품납품업체인 ARA사의 갖가지 주방기기가 적재돼 있으며 각종 의료실·침실·휴게실등이 마련된 이른바 「이동도시」를 이루고 었다.
AT&T사는 이회사의 신제품3B20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장비, 뉴욕주 화이트 퓰레인즈시에위치한 컴퓨터정보센터 UNIX와 연결해 성화봉송에 따른 각지역의 날씨,주자속도,봉송과정을 면밀히 점검하고 이용 조직위본부와 성화주자에게 통보,계획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양쪽의 신경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컴퓨터는 모 주자의 현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경찰서·법원은 물론 주자및 성화봉송 책임자들의 식사시간 및 장소·숙소··휴게소·세탁소, 심지어 쓰레기처리장까지 알려주는등 대규모 군부대 이동작전 못지 않게 완벽한 스케줄을 마련하고 있다.
GMC의 차량 37대는 14대의 이동주택차와 23대의 각종 보조차량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동주택차량 가운데 4대는 생활용품적재차들. 또 다른 4대는 모두 침실로 돼 있으며 또다른 1대에는 AT&T사의 각종 전자장비가 실려있다.
같은형의 이동주택차량 2대는 취재진용 차량으로 대형 휴게실겸 기자실과 전화·복사기·팩시밀리등이 설치된 기사송고실이 꾸며져 있다.
10세 소년 「에던」 군은 이같은 엄청난 규모의 장비가 자기를 위해 뒤따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서는 숨이 턱에 차면서도 중도에 포기를 할수가 없었다.
어린 「에던」 군을 따르는 이 대군단에는 어쩌면 성화봉송 한가지에서도 미국의 위대함읕 드러내고 싶은 미국인의 과시욕이 자리잡고 있는지 모른다.
이 성화는 오는21일 코리아타운이 있는 올림픽가를 통과할 예정.「에던」군이 상징하는 비정치성·비영리성·비인간성을 이번 LA올림픽이 얼마나 충분히 이룩하느냐와 그리고 LA이후의 읕림픽에도 이것이 얼마나 존속될 것인가가 튤레이크시에서 있었던 평화로운 성화전달장면이 보여주는 소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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