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확대, 파운드화급낙, 금리 계속뛰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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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착실하게 생기률 되찾아가던, 그래서 유럽경제 회복의 선도역을 자임했던 영국경제가 다시 고질의 「영국병」 에 휘말려 주저앉을 위기로 몰리고 있다.
노조의 파업확대, 파운드화의 급락, 금리의 대폭상승등 위기지수는 높아가고있다. 경제에 그치는것이아니고 그것은 곧 「대처」 정부의 운명을 움켜잡고 있다. 「대처」 수상으로서는 집권 5년만에 최대의 위기다.
그러한 사정읕 반영, 영국파운드화의 대외가치는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넉달전, 파운드부 1·42달러 하던 대달러환율은 요즘1·30선을 유지하기도 힘겹다. (8O년까지만해도 파운드부 2·1달러)
파운드화의 급락을 막기위해 은행금리를 지난 6일 0·75%포인트 올린데 이어 12일 또 2%포인트 인상 (년 12%) 했는데도 파운드화는 내림세에서 되돌아서지 못하고있다.
국제금융 시장에서는 파운드화률 미달러화로 바꿔치는 사람이 즐을 잇고있다.
위기는 탄광노조의 파업에서부터 조성됐다.
5개월째로 접어든 탄광노조파업은 급기야 막강한 운수노조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냈고 동조노조는 확대추세다.
문제가 심각해진 것은지난 12일부터 운수노조산하 항구부두근로자들이 전면 파업에 들어가면서 부터다.
이때문에 수출입은 결정적 타격을 받게 됐을 뿐아니라 4O%를 수입에 의존 하고있는 식료품을 비롯, 생필품의 수급차질도 현실적인 문제로 제기되고있다.
탄광노조는 경영자측에서 경제성 없는 적자 탄광 20개를 폐광하고 거기에 종사하는 2만명의 광부(탄광노조 총광부는 18만명)를 해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파업투쟁에 들어갔다.
파업을 주도한 노조측은 하나의 탄광도, 한명의 광부도 줄일수 없다는 것을 내세웠다.
탄광노조파업은 약 3분의1이 동조하지 않고 정상작업을 계속함으로써 자체내분의 양상을 띠었지만 공산주의자라는 말을 듣고있는 「아더· 스카길」노조의원장의 끈질긴 도전으로 4개월을 끌어왔고 끝내는 운수노조등의 동조를 얻어낸 것이다.
파업투쟁을 선도하고 있는 탄광노조는 철강노조도 끌어들이려고 했으나 부응하는 바람에 두 노조는 사이가 크게 벌어졌다.
탄광노조는 제철소에 석탄과 철광석의 공급을 막으려고 총력을 기울였다.
제철소측은 원료확보를 위해 작업을 거부한 부두노조를 제치고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를 동원했다.
이것이 부두노조를 자극, 전면파업의결을 초래했다.
수츨입물량의 80%를 취급하고 있는 항구 부두노조가 전면 파업하게 됨으로써 수출입은 거의 스톱 상태로 빠져들었고 공장 가동의 위축은 시간문제다.
탄광노조 파업만으로도 올해 영국경제의 성장률은 당초예상 3%에서 2·5%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노조측은 파업이 이제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 「대처」 정부쪽으로부터 백기를 받아낼때까지 몰고갈 기세다.
이번 파업의 총지휘자격인 「아더·스카길」 은 법원에서 내린 판결도 일체 받아들이길 거부, 끝까지 투쟁할 것을 선언하고 있고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은 그를 영웅처럽 떠받들고있다.
노조의 파업확대를 심각하게 보는것은 74년과 79년 잇달아 두 정부를 무너뜨린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74년에는 탄광노조의 파업투쟁 때문에 보수당의 「히드」수상정부가, 79년에는 운수노조에 의해 주도된 파업확대로 노동당의「갤러헌」정부가 정권을 내놓는 비운을 당했다.
「대처」 보수당정부는 작년 6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하원의석6백50석중 3백97석 차지) 제2기 집권을 했으나 보수당 내부 비주류의 빈번한 반란, 그리고 노동조합과 노동당의 집요한 반격으로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위에 「파킨슨」전산업상의 스캔들과 「대처」 아들의 이권개입 스캔들등이 겹쳐「대처」 에겐 감점요인으로 작용했다.
보수당내 비주류에서는 벌써부터 4년의 임기를 남겨 놓고 있는 「대처」후임지도자릍 거론하고있다. 여름휴가가 끝나고 9월이 되면 그러한 「거론」 은 양성화 될지도 모른다.
【런던=이제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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