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정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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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귀청이 떨어질듯한 함성, 장내를 뒤덮은 플래카드와 피키트, 깃발, 풍선의 물결, 끊임없이 쏟아지는 연설과 박수.
이것이 바로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 미국이 대통령후보를 뽐는 광경이다. 국외음가 보면 이 무슨 광태인가 싶겠지만 미국의 지도자는 이런 과정을 통해 국민의 찬택을 받고, 또 미국민은 이런 방식을 사랑한다.
오늘 똑같은 모습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벌어진다.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지명 전당대회. 대회장은 모스코니 센터. 일종의 공회당이다.
대회 첫날인 16일 밤에는 민주당소속인 「쿠오모」 뉴욕주지사의 연설이 있고 다음날부터 「잭슨」후보, 「하트」후보의 연설을 듣는다. 그후에 대통령 후보 지명이 있고, 대통령 후보의 지명 수락연설, 부통령후보의지명과 지명수락 연설을 듣고 나횰동안의 대회률 끝낸다.
이미 대의원 3천9백33명중 2천90표를 획득한 「먼데일」의 대통령후보 지명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관심의 초점은 예비선거에서 「먼데일」을 끝까지 추격한 「하튼 후보의 연설과 「먼데일」 이 부통령후보로 지명한 「페라로」 여사의 연설이다.
대통령후보와 경합했던 후보는 이전당대회에서 사퇴를 선언하며 당의 단결을 호소하는 것이 민주·공화 양당의 전통이다. 과연 「하튼」후보가 어떤 명연세로 패배률 시인하고 「먼데일」을 축복할지 궁금하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의 클라이맥스는 최초의 여성부통렁 후보 「페라로」 여사의 연설이다. 그녀의 지명으로 「먼데일」「페라로」 티키트의 인기는 상승세. 뉴스위크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레이건」「부시」 티키트에 6%차로 다가가고 있다.
미국 최대의 정치축제답게 대회장 주변엔 3만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4천명에 가까운 대의원, 1만5천여명의 보도진, 1만명에 가까운 대회 삼관인등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숙박시설이 동이 났다고 외신은 전한다.
대회본부는 당의 단결을 고취하기 의해 간간이 「트루머」「험프리」「엘리노· 루스벨·트」 여사 등의 필름을 상영한다.
『나는 왜 민주당원인가』, 『민주당과 공화당이 다른 점』 등의 팸플리트도 배포된다.
전당대회는 1년여에 걸친 예비선거의 종착점이자 백악관을 향한 고달픈 행진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심신이 녹초가 되도록 여론의 온갖 심판을 받은 뒤에 탄생하는 것이 미국의 지도자다. 축제 분위기가안될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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