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 주장 대부분 거짓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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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미흡한 측면이 있지만 논문엔 이상 없다"=황 교수는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난자 문제 외의 다른 의혹에 대해 "너무나 황당한 루머가 있다는 걸 알고 그동안 괴롭고 외롭고 견디기 힘든 나날이었다"라며 억울해 했다. 그는 "일부 미흡한 측면이 있어 이는 바로 (사이언스 측에) 교정을 요청했다"며 "그 외에 현재까지 저희가 확인하고 다시 재검토한 바로는 전혀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이달 16일 기자회견에서 황 교수는 "일부 줄기세포를 검증해본 결과 본래 사이언스에 제출했던 DNA 지문과 차이가 나는 점을 11월 18일 밤 확인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의 주장만 놓고 본다 해도 지난달 기자회견 당시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 "인위적인 실수가 있었다"=황 교수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일부 미흡한 측면'이라고 말한 것은 테라토마 실험 데이터였다. 테라토마 실험을 한 줄기세포 수를 원래 논문의 표에는 7개로 명시했는데, PD수첩팀의 집요한 추궁이 이어지자 11월 말 3개로 수정한 것이다.

황 교수는 16일에야 "테라토마 사진에서 결정적 실수가 있었다. 사진 촬영에서도 돌이킬 수 없는 인위적인 실수가 있었다"며 조작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 그러나 이때도 '실수'임을 강조했다.

서울대 조사위는 23일 "테라토마 형성 등은 모두 2개의 세포주를 사용해 만들어낸 데이터"라며 "황 교수가 개입했을 수밖에 없는 정황"이라고 못박았다.

◆ "줄기세포 15개 만들었다"=황 교수가 2005년 논문에 보고한 줄기세포 수는 11개였다. 그러나 그는 16일 "처음 6개를 만들었으나 오염 사고로 모두 죽고 미즈메디 병원에 보관 중이던 2,3번 줄기세포만 남았다"며 "이후 6개 줄기세포가 추가 수립됐으며, 이를 토대로 사이언스에 논문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대신 논문 제출 이후 3개를 추가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만든 줄기세포는 모두 15개라는 것이다.

반면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처음 6개를 만들고 오염 사고 후 6개를 추가로 만들었다고 들었다"며 "이제 그 말도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대의 중간조사 결과는 노 이사장의 주장과 같았다. 논문이 제출될 시점(3월 15일)에는 줄기세포가 2개밖에 없었고, 논문에 제시된 나머지 9개 중 2개는 줄기세포가 만들어진 기록조차 없다고 밝힌 것이다.

◆ "난자는 185개 사용했다"=2005년 논문에 보고된 난자 수는 185개다. 황 교수는 섀튼이 결별을 선언(11월 12일)한 직후인 지난달 14일에도 CNN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185개의 난자에서 11개의 줄기세포를 확보해 효율이 (2004년 논문 때보다) 15배 향상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이사장은 최근 "내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제공한 것만 900~1000개"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조사위는 "논문에 보고된 숫자보다 훨씬 많은 난자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또 황 교수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2004년 논문 때 연구원 난자를 사용한 것은 맞지만 어디까지나 순수한 자발적 기증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이 '자발성'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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