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기 인간개발연구원 회장 "책 읽는 군대 만듭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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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한국인간개발연구원의 장만기(68) 회장은 올해 송년회의 참석자 300여 명에게 특별한 주문을 했다.

26일 오후 6시30분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리는 행사에 책 한 권씩을 들고 오도록 당부한 것이다. 그 책들을 모아 육군 55사단(경기도 용인 소재)에 도서관을 꾸며주기 위해서다. 이 연구원의 회원사인 교보문고가 책 3000권을 기증할 예정이기도 하다.

"우리 연구원은 지난 30년간 기업인, 공무원 등 각계 각층 인사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습니다. 앞으로 그 노하우를 활용해 군대에서 '책과 문화가 있는 병영'을 운영해볼까 해요. 도서관은 그 전진기지가 되는 셈이죠."

연구원 측은 내년에 육군 55사단과 이미 병영 내 도서관을 갖추고 있는 육군 66사단(경기도 가평 소재)부터 교육 프로그램을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엔 3000권 이상의 책을 갖춘 병영도서관이 34곳에 이른다. 장 회장이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에서 지난 몇 년간 출판업계의 지원을 받아 문을 연 곳들이다.

"그런데 도서관을 애써 지어놓아도 정작 책을 읽는 병사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고 하더군요.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죠."

예컨대 병영에서 저자 초청 강연회나 세미나를 열고, 전문 강사를 파견해 강의를 하겠다는 생각이다.

장 회장은 "군대에서 독서 습관을 잘 들이면 제대 후 사회에 복귀하는 데도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학 교수 출신인 장 회장은 1975년 이 연구원을 세운 뒤 30년째 한 회도 빠짐없이 매주 목요일 오전 7시에 조찬 강연회를 연 것으로 유명하다. 각종 아침 공부모임의 원조 격이다. 그는 "이제 군대에도 책 읽는 문화, 공부하는 문화를 확산시키겠다"고 했다.

글=신예리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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