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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읽기] 악보로 옮기지 못한 이루마의 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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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저는 음악이란 자고로 편안해야 하고, 편안한 음악이란 사람의 심장박동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심장박동보다 앞서 가는 것이 아니라."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루마(28)의 음악론이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착해진다'고 하는 관객들에 대한 대답이다. 그의 첫 산문집 '이루마의 작은 방'은 그의 음악을 빼닮았다. 결코 서두르지 않고, 결코 분노하지 않는다. 물 위에 이는 잔물결처럼, 나뭇잎을 간질이는 미풍처럼 차분하고 침착하다.

드라마 '겨울연가''여름향기'의 삽입곡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이루마가 마음을 열어보였다. 열한 살 어린 나이에 영국에 유학을 떠날 때부터 남녀노소 관계없이 고른 인기를 얻고 있는 현재까지를 잔잔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그렇다고 재능이 특출한 '천재 아티스트'의 자기 자랑으로 오해하지 마시길…. 많은 좌절과 절망 끝에 오늘에 이른 그의 부단한 노력이 감성적 문체로 펼쳐진다. 첫사랑의 애틋한 추억, 단돈 4만원으로 한 달을 버텼던 사연, 음악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 등이 이어진다. 전망 좋은 곳에 작은 음악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소망도 내비친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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