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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에 실존주의연구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지식인들, 특히 진보주의자들 사이에는 요즘 「키에르케고르」 「도스토예프스키」등 실존주의 철학가및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대개 81년께부터 일기 시작한 이들에 대한 관심은 각국 학자들로 구성된 「키에르케고르」아카데미, 「키에르케고르」연구의 본산인 코펜하겐대학내 「키에르케고르」연구소, 국제적 연구지인 키에르케로디언 등을 광범한 시각으로부터의 사상해석활동이 일고 있다.
이와같은 활동은 「키에르케고르」에 관한 기초자료의 정비와 함께 새로운 연구기술의 개발을 이용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즉 그의 「전집」 「일기·유고집」 「서한집」 「장서목록」등이 정비, 출간되고 있고 캐나다의 한 학자는 컴퓨터로 전집의 인덱스를 완성했다. 미국의 경우 이들 실존 철학가들에 대한 관심은 주로 「대니얼·벨」등 소수 진보파 지식인·엘리트들에 의해 표명되고 있다.
이런 경향은 현대상황에 대한 해답을 마르크시즘에서 구하려다 좌절하고 그러면서도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공허로부터 탈피해야하는 절실한 갈망을 느끼고 있는 일종의 지적 파산상태를 방영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것은 또 자본주의의 공허성을 개인차원의 실존적 실천에서 해결해 보려는 몸부림이기도 하다.
그러한 몸부림이 낮은 차원에서는 형태만 있고 내용이 공허한 「마이클·잭슨」과 같은 가수에 대한 대중의 열광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키에르케고르」의 영향은 「랠프·엘리슨」의 『보이지 않는 남자』, 「리처드·라이트」의 『아웃 사이더』, 「존·엄다이크」「월리엄·스타이런」등 현대 미국작가들의 작품 속에서도 엿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내 한 철학교수는 현재 서방세계의 지식계가 겪고 있는 이른바 『지적 파산』상태가 옛날의 철학이나 예술작품을 통해서 어떤 구원을 얻을수는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워싱턴=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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