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챌린저 & 체인저] IT와 거리 먼 메이시스 백화점의 IT 전략 … 고객이 근처에 오면 쇼핑 정보 메시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이지영
액센츄어 전무

미국 메이시스 백화점은 건물의 반경 50~70m 안에 있는 고객들의 스마트폰의 위치 정보를 찾아낸 뒤 이들에게 쇼핑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별도의 ‘쇼핑 앱’을 설치한 고객들이 매장에 들어오면 이들에게 맞는 다양한 할인 혜택과 행사 정보 등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른바 ‘비콘(Beacon)’으로 불리는 기술을 통해 새로운 ‘고객 서비스’를 적극 창출한 것이다. 비콘은 ‘저전력 블루투스’를 이용한 차세대 근거리 통신 기술이다.

 메이시스 백화점은 이전에 물건을 샀던 고객들이 매장에 진입하면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환영 메시지를 전한다. 이전에 고객이 백화점 SNS 사이트 등을 통해 관심을 보인 상품이 있을 경우 이를 알려주기도 한다. 메이시스는 고객들이 거리를 지나다 눈에 들어온 예쁜 옷과 액세서리·상품 등의 사진을 찍어 보내면 해당 제품을 찾아주는 ‘이미지 검색 앱’도 내놨다. 이런 기술을 도입한 덕분에 메이시스의 매출이 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혁신적인 발상과 도전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모바일 기술이 발달하면서 비즈니스 역시 ‘고객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이젠 고객들이 ‘온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 들러 찾을 수도 있다. 예컨대 바쁜 직장인이 편하게 온라인으로 물건을 검색한 뒤 오프라인에서 품질을 확인하고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온·오프라인 매장과 모바일 등 어떤 채널을 이용하더라도 마치 ‘하나의 매장’처럼 편하게 쓸 수 있는 것을 ‘옴니채널’(Omni-channel)이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유통 기업이 옴니채널 전략을 도입해 성공하는 건 아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 그리고 ‘실패 가능성’에 대한 위험까지 뒤따르기 때문이다. 메이시스 백화점은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업체가 아닌데도 비콘 같은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영업에 응용했다.

 ‘디지털 융합’은 준비하지 않은 기업에겐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준비하는 기업에게는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제치고 우뚝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막강한 동력이 될 수 있다. ‘옴니 채널’ 전략의 장점과 혜택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메이시스와 같은 발빠른 실행 의지이고, 그것이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이지영 액센츄어 전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