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중앙일보선정올해의책] 자연과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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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오리진
닐 타이슨.도널드 골드스미스 지음
곽영직 옮김, 지호, 408쪽, 1만7000원

'오리진'은 천문학의 고전인 '코스모스'(칼 세이건 지음)의 바통을 이어받은 책으로 평가된다.

두 책 모두 미국 공영방송 PBS의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었다. 미국 학계의 '스타 과학자'가 썼다는 점도 닮았다. 대중을 겨냥한, 다시 말해 재미와 깊이를 고루 갖췄다는 말도 된다. 1980년 선보인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는 올해 재번역본이 출간돼 화제가 됐었다.

'오리진'은 '코스모스' 이후의 과학적 성과를 업데이트했다. 생물학.화학.지질학 등을 포괄하는 천체물리학의 최신 이론을 망라했다. '140억년 년의 우주진화'라는 부제처럼 대폭발(빅뱅), 외계행성, 우주와 생명의 기원, 암흑에너지, 시공간의 수수께끼 등 우주의 역사를 친절하게 들려준다.

주목거리는 인간의 기원을 우주 전체로 확대했다는 점.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놓여있는 '오만한 인간'이 아닌 우주 최초의 대폭발과 연결된 인간을 말한다. 우리 몸을 이루는 모든 원자는 최초의 순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지구 또한 우주 먼지의 미세한 알갱이에 불과하다. 어떤가, 시야가 트이는 것 같은가, 좀더 겸손해질 것 같은가.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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