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개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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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지하철 2호선 중 잔여 구간인 시청 앞∼서울대입구간 19.2km가 22일 개통됨으로써 서울은 본격적인 지하철 시대를 맞았다.
우리는 지하철 2호선의 완공으로 국제도시로서 서울의 면모가 한층 나아지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먼저 공기 내 완공을 위해 불철주야 애쓴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지하철 순환선의 완공이 시민들의 승차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거대도시 서울의 각종 기능을 분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 해결해야 할 과제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사실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은 대중교통으로서 시내버스와의 연계 수송체제 확립이다. 버스에서 내려 금방 지하철을 탈수 있거나 지하철에서 내려 곧 바로 버스를 탈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 그것이다.
그렇지 않고 버스에서 지하철로 갈아타는 일이 까다로와 시민들에게 불편을 준다면 지하철 건설이 당초에 노린 효과는 반감될 게 뻔하다.
2호선 개통에 맞추어 서울시가 일부 버스노선을 조정한 것은 지하철과 버스의 연결을 꾀하면서 도심지의 교통혼잡을 덜기 위한 것임은 물론이다.
앞으로 3, 4호선까지 개통되면 시내버스에 대한 정책변경은 불가피해진다.
서울의 교통체계가 지하철 중심으로 바뀌는데 따라 시내버스의 노선변경은 말할 것도 없고, 약 8천9백대를 헤아리는 시내버스는 많이 줄어들거나 고급화 될 것으로 보인다.
최선의 방책은 서울시가 시내버스를 공영화하는 것이지만, 지금 서울시의 재정형편으로 보면 요원한 얘기다.
알려진 대로 2호선은 공법에서부터 통신설비에 이르기까지 최신 기술이 응용되었으며 도입되었다.
지하철이 이처럼 현대적 시설을 갖춘 반면 시내버스는 그 운영이 너무 구태의연하다. 지하철과 버스의 연계체계 확립을 위해서는 이런 격차가 차츰 좁혀지지 않으면 안된다.
가령 표 한 장으로 버스도 타고 지하철도 타게 함으로써 갈아탈 때마다 표를 사는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지하철 3, 4호선이 모두 개통된다해도 현재와 같은 차량증가 추세로 보면 88년에 가면 서울 도심의 교통난은 다시 지금처럼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때에 대비해서 자가용 족들도 쉽사리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하철역마다 주차장을 넓힌다든지 주차빌딩을 세우는 문제 등이 미리미리 검토되어야 한다.
외국에서는 지하철을 건설할 때 3분의 1가량의 국고보조가 있다고 한다. 서울지하철의 경우 중앙 정부의 보조 없이 건설한 것이기 때문에 부담을 덜기 위해 현행 요금을 올리는 문제가 검토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비용을 뽑기 위해 높은 요금을 매기면 모든 교통요금 체계에 혼란을 초래, 지하철 건설이 당초에 노린 효과에 차질이 생길 우려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여하튼 지하철 2호선의 개통은 서울의 교통체계뿐 아니라, 도시 기능에도 큰 변화 요인이 될 게 틀림없다. 이 요인이 서울시의 균형 있는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방안들이 강구되고 실천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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