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도 참여 … 투표율 높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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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경찰이 13일 수도 암만의 이라크 총선 투표소 앞을 지키고 있다. 이날부터 미국·캐나다 등 15개 국가에 거주하는 이라크인을 위한 재외국민 투표가 실시됐다. [암만 AP=연합뉴스]

이라크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총선(15일)을 이틀 앞둔 13일 국경 마을에서 위조 투표용지가 발견됐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1월 총선을 보이콧했던 소수 수니파 성직자들이 선거 참여를 독려한 가운데 13일부터 시작된 해외거주자 투표가 높은 참여율을 보이며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 이슬람군은 이날 인터넷 성명에서 "미군과 이라크 보안군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지만 민간인 희생을 피하기 위해 투표소 공격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저항세력에 의해 공격과 테러도 이어졌다.

뉴욕 타임스는 14일 "이란과의 국경마을에서 가짜 투표 용지 수천 장을 실은 유조차가 발견돼 압류됐다"고 보도했다. 적어도 세 대의 트럭이 국경 근처 바드라 마을을 지나 각각 다른 방향으로 향하다가 국경수비대원의 검문에 발각됐다. 이 사건은 미국이 이란의 이라크 내정간섭을 경고해 온 가운데 터져 주목된다. 잘마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는 트럭이 발견되기 몇 시간 전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이라크 내정에 간섭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 내무부와 국경경비대는 '가짜 투표 용지'보도와 관련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한편 이슬람 율법학자인 수니파 지도자 1000여 명은 해외거주자 투표가 시작되는 13일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종교칙령(파트와)을 공표했다.

투표 방해를 막으려는 이라크 군경의 경비가 강화된 가운데 사고도 이어졌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3일 서부 라마디에서 수니파 정당인 이라크 이슬람당 후보인 마즈하르 알둘라이미가 무장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또 바그다드 동북부에서는 도로 매설 폭탄이 터져 미군 네 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이라크 전역은 대체로 평온한 분위기다. AP통신은 14일 바그다드 분위기와 관련, "가끔 들리는 경찰 사이렌 소리 외에 기괴할 정도로 조용하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12일 주요 정파 지도자들이 이례적으로 한자리에 모여 "총선이 끝나더라도 이라크 정부가 자체 치안력을 확보하기 이전에 미군 등 연합군이 철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암만(요르단)=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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