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홍수˝로 영상에 ˝흠집˝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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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텔리비전은 시각적인 매채다. 따라서 영상을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도 무시할수 없다.
아름다운 전원풍경을 통해 느끼는 평화로움, 인물의 클로스업을 통해 전달되는 희노애락의 메시지뿐 아니라 같은 상황에서도 카메라의 앵글처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청자는 각기 다른 메시지를 전달받게 된다. 따라서 TV화면이란 단순한 피사체가 아니라 「의미있는 영상」이 되는 것이다.
최근 텔리비전 화면에는 너무 많은 자막안내가 판을 치고 있다. 「자막공해」로까지 일컬어질 정도로 한 프로그램이면 3∼4개의 안내문이 꼬리를 이어 화면에 나타난다.
지금 방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이 어떤것인가를 알리는 것에서부터 다음프로의 안내, 행사장안내까지 줄을 잇는다. 게다가 내용도 간략하게 명칭·시간·장소만을 고지하는 것이 아니라 드라머의 줄거리, 교양프로의 아이템과 내용, 심지어 행사장에는 어면것들이 나와 있다는등 일일이 설명을 하고있어 자막안내가 화면을 지나는 시간이 5초가 넘는다.
KBS제2TV 『오늘』의 자막안내는 지난주 『추리극장』이 진행되는동안 2번이나 나타났으며 MBC 특집극 『당신의 딸』(목요일)은 원래의 자막위에 다시 자막안내가 겹치는 난센스까지 빚었다.
이같은 자막안내 과다는 영상을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를 크게 방해할뿐 아니라 시청자의 주의를 분산시켜 메시지의 이해에도 부작용을 빚고있다.
오디오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만을 메시지로 생각하는·라디오적 사고방식을 탈파하고 제작자들은 TV화면이 바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각적 언어임을 인지할수 있어야만 TV매체는 발전할수 있지 않을까.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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