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미 김미영씨가 본 주상복합 청약세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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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분양물량은 크게 줄었지만 청약열기는 살아나고 있습니다."

모델하우스 도우미인 김미영(27.사진)씨. 서울 종로구 운니동 강북삼성주택문화관에 마련된 마포구 도화동 주상복합 마포트라팰리스의 모델하우스에서 일하고 있다.

이 오피스텔은 평균 42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과 오피스텔로는 보기 드문 1백%의 초기 계약률로 화제를 모았다. 金씨는 모델하우스의 문을 연 지난 12일부터 모형도 안내를 맡았다.

정부의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내 아파트 분양권 전매 금지 발표 이후 분양된 주상복합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하루 1만여명이 왔어요. 입지여건, 주변 시세 등 포괄적인 내용을 안내하다보니 가장 많은 방문객을 맞이했는데 여기저기서 질문하기 위해 등을 두드리는 바람에 멍이 들 정도였습니다."

金씨는 마포트라팰리스의 대박 이유로 청약 전날 발표된 금리 인하를 들었다. 이자소득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은행예금을 찾아 들고온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金씨는 일부 투기꾼이라고 할만한 사람도 있지만 투자대상이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재테크로 전매 차익을 보려는 일반인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고 한다. 전문적인 부동산 투자자들보다 일반인들이 몰려 경쟁률이 높아졌다는 말이다.

웃돈에 눈멀어 '묻지마'청약이 적지 않았다.

"강북의 타워팰리스로 생각하고 온 사람들도 있었어요. 교통 등 입지여건보다 웃돈이 얼마나 될지를 묻는 손님들이 더 많았습니다. 실수요자를 겨냥한 20~42평형 주거용인데도 실수요자로 보기 어려운 50~60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죠."

아파트 등의 모델하우스 도우미 경력이 7년째라는 그는 경기 불안 때문에 건설업체들이 눈치를 보느라 올해 신규 분양물량이 지난해의 절반 정도로 준 것 같다고 했다.

분양현장을 체험하면서 나름대로 터득한 분양권 시세 형성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 교육환경이 좋으면 실수요자가 많아 분양권이 단기간에 오르지만, 교육환경은 떨어지는 반면 교통이 편리한 곳은 실수요자가 늦게 찾아 장기적으로 오른다는 것.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합니다. 경기가 풀려 분양물량이 늘어 내집마련 기회가 많아지고 경제가 전반적으로 나아져 부동산에 낀 거품이 빠졌으면 좋겠습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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