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 - 돌풍, 프랑스 - 노련, 스위스 - 젊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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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조 추첨 직후 G조에 편성된 4개국 감독들이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야코프 쾨비 쿤(스위스), 스티븐 케시(토고), 레몽 도메네슈(프랑스), 딕 아드보카트(한국) 감독. [라이프치히 AP=연합뉴스]

2002 월드컵의 영광을 다시 한 번. 태극전사들의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비교적 무난한 조 편성 결과다. 한국(FIFA 랭킹29위)이 독일 월드컵 G조에서 맞붙을 프랑스, 스위스, 토고의 전력은 어느 정도인가. 스위스, 토고와는 한 번도 붙은 적이 없다.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들을 넘어서야 한다.

토고는 국제 축구 무대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나라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도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당연히 독일 월드컵이 첫 출전이다. 그래서 월드컵 진출이 확정된 10월 10일을 국경일로 선포할 정도였다. 프랑스령인 토고는 프랑스어를 쓰고 프랑스와 교류가 많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꺾고 8강에 진출한 세네갈과 공통점이 많다. 토고는 지역예선에서 세네갈을 3-1로 꺾는 등 7승2무1패를 기록했다.

2006 월드컵 지역예선을 앞두고 동시에 나타난 두 영웅, 스티븐 케시 감독과 공격수 에마뉘엘 아데바요르(21)가 토고를 이끌고 있다. 케시 감독은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 대표팀 주장으로 팀을 16강으로 이끌었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코치로 나이지리아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가 94년 월드컵 나이지리아 코치, 96년 올림픽에서는 감독이었다. 따라서 케시는 본프레레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케시 감독은 선수들을 많이 교체하지 않고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스타일인데 스트라이커 아데바요르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고 알려졌다.

아데바요르는 프랑스 리그 AS 모나코의 공격수다. FC 메츠에서 뛰다 2003~2004시즌 여러 팀의 스카우트전 속에서 모나코로 이적했다. 아프리카 지역예선에서 팀의 20골 중 11골을 책임졌다. 11골은 아프리카 지역예선 개인 최다 골이다. 1m90㎝의 장신에 76㎏으로 높이와 스피드를 고루 갖췄다.

토고는 본선에 오른 아프리카 5개국 가운데 앙골라(FIFA 랭킹 62위)와 함께 가장 약체로 꼽힌다. 한국이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꼭 잡아야 할 팀이다. 토고는 사이드 공격을 축으로 공격적으로 팀을 운영한다. 반면 수비가 허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역예선 10경기에서 20득점.8실점을 해 기록상으로는 공.수의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아프리카팀은 전통적으로 더운 한여름에 치러지는 월드컵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나이지리아.카메룬.세네갈처럼 독일 월드컵에서 무명의 토고가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충분하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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