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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옴부즈맨 코너] ‘중국 관시’ 칼럼, 외국 문화 일방적 강요 아닌지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23호 30면

4월13일자 중앙SUNDAY를 집어든 순간 무능과 부패로 이어지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보며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무력감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1면에서 5면까지 이어진, 성완종 메모로 물고 물리는 쓰레기더미 같은 이야기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 사건이 미치는 정치사회적 파장은 메가톤 급이 되고도 남으리라. 지도층 인사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실천, 또 시민들이 사실에 근거한 정확한 수사 결과를 지켜볼 수 있도록 균형잡힌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6면에서 12면까지 상세하게 다룬 ‘세월호 1년’ 기사는 국가혁신을 위한 정부의 후속조치 10개 사항에 대해 국민적 바람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도록 매우 논리적이고 알기 쉽게 분석하였다. 또 세월호 가족들의 회한과 아픔에 관한 내용은 아직도 당시의 충격과 당황스러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지영희씨가 딸 지아에게 보내는 ‘사월의 편지’는 목이 메일 것 같은 가슴 아픈 사연이었다. 10면 일반인 유족 관련 기사는 단원고 유족에 비해 약자인 입장을 대변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좀더 깊이 있게 다루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세월호 이후 국가혁신을 위해 정부가 시행한 후속조치를 다뤘다. 이에 덧붙여 중앙정부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와 모든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의식과 생활화 정도 등 안전 한국에 관련한 모든 당사자 및 기관들이 스스로 해결하여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종합적 관점에서 제시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역발상의 지혜를 다뤄 몇 달째 부동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미움받을 용기』란 책을 얼마 전 읽었다. 그래서인지 20면 최순화 교수가 쓴 ‘마켓 & 마케팅 미움 받을 용기’는 반가운 옛 손님을 맞이한 기분이었다. 자사 제품을 선호하지 않거나 비난하는 고객까지 수용하는 적극적인 용기를 가지라고 주문하는 내용이다. ‘좋아요-싫어요(Love-Hate)’의 대립 속에 제품의 반감 고객의 공격을 이용하여 열성고객의 사랑이 더욱 깊어지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은 매우 지혜로운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이번 호 가운데 가장 아쉬웠던 건 31면 국립외교원 천리(陳莉) 강사의 ‘중국 관시에 대한 오해’라는 제목의 칼럼이다. 외국인 칼럼이 존재하는 이유는 한국인이 문화적, 역사적으로 이질적인 외국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리다. 그런데 이 칼럼은 한국인에게 중국식 사고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 같아 읽기 거북했다. 한국인이 외국인의 사고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국인 필자 역시 한국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지혜를 모색하는 내용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한광문 예비역 육군소장. 한국위기관리연구소 기조실장으로 활동하는 가운데 국가위기관리의 법적·제도적 측면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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