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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리포트] 체력·순발력·두뇌 대결 나눠 온몸으로 승부했어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순발력 대결 종목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몸을 움직이며 ‘급류타기’ 게임을 하고 있다. 2 날아오는 물건을 피하며 점수를 획득하는 게임인 ‘물건 피하기’를 하는 참가자의 모습.

책상에 앉아 지루하게 공부만 하는 대신 밖으로 나가 신나게 뛰어 놀고 싶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밖으로 나가면 제대로 놀만한 게 없어요.

좁은 골목길과 빽빽하게 들어찬 건물들 때문에 마음껏 움직이며 놀기 힘든 세상이죠. 하지만 걱정 마세요. 요즘은 게임기 하나로 집에서도 몸을 사용해 놀 수 있으니까요.

사람의 동작을 인식할 수 있는 체감형 게임기 덕분입니다. 온몸을 사용해 게임을 하며 친구들과 승부를 겨룰 수 있습니다.

이런 게임기를 이용한 대회도 열렸어요. 성인 프로게이머들의 경기를 떠올리게 할 만큼 열기 가득했던 대회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오른쪽으로 몸을 기울여! 좀 더! 아니, 그쪽 말고 더 오른쪽으로 가야지!”

날아오는 물건을 피하며 점수를 획득하는 게임인 `물건 피하기`를 하는 참가자의 모습.

지난 4일 서울 관악구 대교타워에서 체감형 게임기를 사용한 이색 게임 대회가 열렸다. 대교어린이TV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게임기 ‘Xbox360키넥트’를 활용한 ‘하이파이브 슈퍼키즈를 찾아라’ 대회를 개최했다. 강당 한복판에 자리한 무대에서는 2명의 어린이가 정면에 위치한 모니터를 보며 허리를 숙이거나 발을 구른다. 화면 속에서는 이들의 동작을 읽어낸 아바타(사이버상의 캐릭터)가 물살을 헤치며 아찔한 급류타기를 하는 중이다.

기존의 수동조작형 게임은 사람이 손으로 패드를 조작해 화면 속 아바타를 움직이게 하는 방식이지만 이 체감형 게임은 직접 몸을 움직여야 한다. 무대에 오른 어린이 선수들의 동작을 보는 관중들 역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작은 움직임 하나가 아바타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장은 화면을 지켜보는 관중의 응원과 함성으로 가득했다.

지난해 12월 시작해 3회째인 이 대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초등학생 25팀이 참가했다. 어린이 2명이 한 팀을 이뤄 상대팀과 대결을 펼치는데 키넥트로 할 수 있는 게임 9개 중 무작위 추첨으로 골라 먼저 2승을 거둔 팀이 이기는 방식이다. 승리한 팀은 계속해서 다음 대결을 할 수 있으며, 각 대회에서 5번 연속으로 승리한 팀에게 다음 달에 열리는 최종 왕중왕전 도전 자격이 주어진다.

대회 종목은 총 3부문으로 나뉜다. 동작 인식 게임답게 대부분 스포츠 경기로 구성돼 있다. 먼저 선수들의 강인한 체력이 요구되는 ‘체력 대결’ 종목에는 키넥트 스포츠 게임인 100m 단거리 경주, 200m 장애물 경주, 창던지기, 멀리뛰기, 스키가 포함됐다. 게임 방식은 비교적 간단하다. 창던지기의 경우 센서가 달린 카메라 앞에 서서 제자리에서 발을 구르면 아바타가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충분히 속도가 붙었을 때 팔을 휘저으면 아바타가 창을 힘껏 던진다. 게임기에 적용된 전신 동작 인식 기술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빠른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순발력 대결’ 종목에는 키넥트 어드벤쳐 게임인 급류타기, 구멍막기, 장애물 피하기 등이 있다. 협동심이 요구되는 급류타기는 2명이 한 보트를 타고 제자리에서 점프 하며 장애물을 피하거나 동전을 획득해 점수를 딸 수 있다. 머리를 써야 하는 종목도 있다. ‘두뇌 대결’ 종목에 포함된 동작 기억하기와 숫자 기억하기 게임이다. 화면 속 아바타의 동작을 따라 하거나, 가려진 숫자의 순서를 기억했다가 손을 움직여 맞추는 식으로 진행된다.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송재원·김재준(서울 마포초 5)군.

대회를 위해 틈나는 대로 체력을 키우고 게임 방식을 익히며 연습한 어린이들도 있었다. 종목별로 높은 점수를 기록해 박수를 받은 송재원·김재준(서울 마포초 5)군은 “평소 자신 있던 100m 달리기와 장애물 피하기 게임을 집중 연습했다”며 “아직 못 해본 종목을 좀더 연습해 다음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마케팅팀 부장

이승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마케팅팀 부장 인터뷰

“게임 속에 들어간 듯한 느낌 매력적”

―체감형 게임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한정된 공간에서 게임을 하며 체력을 키우고 두뇌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IT(정보통신기술) 장비를 이용해 신체 움직임과 게임을 결합시킨 융·복합 체육활동의 일종이죠. 골프·요가·댄스·육상 등 다양한 종목을 번갈아 즐길 수도 있습니다. 키넥트 게임인 ‘댄스센트럴2’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험조사를 해보니 분당 7㎉의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선수들의 집중력이 대단하던데요.

“자신의 몸 움직임을 그대로 화면 속 아바타에 복사해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수들이 게임 속 경기장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주죠. 몸으로 뛰며 머리를 써야 승리할 수 있으니 그만큼 집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있지 않나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봅니다. 게임은 이미 하나의 놀이문화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두뇌게임을 통해 수학·과학 지식도 키울 수 있어요. 실제로 전국 300여 개 학교에서 게임을 활용한 체감형 디지털 놀이 학습이 진행 중이에요. 키넥트를 활용한 댄스 대회를 개최한 학교도 있죠.”

―게임을 어떻게 즐기는 것이 좋을까요.

“평소 스트레스를 푼다는 게임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는 거죠. 지나치게 게임에 빠져 반복적으로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게임 때문에 공부 시간을 뺏기면 안돼요. 공부로 지친 몸과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건전한 놀이로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글=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woo.sang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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