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 궁지 몰려… 펩시에 밀리는 코카콜라 주가 하락세 타임워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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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코카콜라.타임워너 등 유명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실적이 나빠지면서 안팎으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음료업계의 제왕 자리를 경쟁사인 펩시에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음료시장 점유율은 아직 코카콜라가 펩시보다 높지만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에선 조만간 펩시가 코카콜라를 앞지를 전망이다.

특히 네빌 이스델이 지난해 초 코카콜라의 CEO로 취임한 이후 상황이 악화됐다. 취임 이후 18개월 동안 주가는 17%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7일(현지시간) 현재 1004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펩시 주가는 같은 기간 11% 오르며 두 회사의 시가총액 차이는 불과 20억달러로 좁혀졌다. 10년전 만해도 코카콜라의 시가총액은 펩시의 두배를 넘었다.

펩시가 꾸준한 사업 다각화를 통해 감자칩 등 스낵류의 비중이 전체 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코카콜라는 한 우물 파기 전략을 고수하며 예전에 번 돈을 까먹고 있는 실정이다. 코카콜라는 새로운 광고 캠페인에 착수하는 등 위기 탈출에 골몰하고 있지만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한 컨설팅 회사 관계자는 "코카콜라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음료수 출시와 같은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타임워너의 리처드 파슨스 CEO는 억만장자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의 공격을 받고 있다. 타임워너 지분 3%를 갖고 있는 아이칸은 파슨스가 주가 하락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과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케이블 사업 부문을 분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아이칸은 특히 2001년 AOL과의 합병으로 타임워너의 주가가 하락하기 전에 파슨스가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 70만주를 매각한 것을 문제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이칸은 "당시 파슨스는 주식을 팔아 큰 돈을 벌었지만 그 뒤 주가가 오르지 않아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고 비난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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