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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신바람' 난 도쿄올림픽 조직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엔화 가치 하락(엔저)으로 이익이 급증한 일본 기업들 덕분에 2020년 여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신이 났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5일 “기업들의 협찬이 이어지면서 스폰서 수입이 이미 목표액인 1500억 엔(약 1조3755억원)을 넘어섰다”며 “역대 올림픽 중 사상 최고 액수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월부터 불과 3개월 여 사이 조직위와 ‘골드 파트너(향후 6년 간 150억엔 가량 제공)’ 계약을 맺은 기업 수는 NTT·아식스·아사히맥주·캐논·NEC·후지쓰(富士通)·미즈호금융·미쓰이스미토모금융 등 12개로 모두 일본 기업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에 참여했던 아디다스 대신 처음으로 일본기업인 아식스가 스폰서로 참여한 것도 이례적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1800억 엔(1조6500억원)에 달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약 1조3400억원), 2014년 소치올림픽(1조4300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조직위 회장은 “아베노믹스가 성과를 거두면서 기업들이 (올림픽에) 협력하기 쉬운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그 동안 관행처럼 굳어져 온 ‘업종별 1개 회사’의 룰이 무너진 것도 주목 받고 있다. 기존 올림픽에선 동종업계 회사를 배제하고 독점적 권리를 주는 대가로 스폰서 계약금을 올려 받곤 했다.

 하라다 무네히코(原田宗彦) 와세다대 교수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스폰서가 되는 이점을 평가하기 보단 반세기에 한번 (일본에서) 열리는 큰 이벤트에서 배제돼선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한 듯 하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일 기업들이 자금에서 여유가 생겨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난 14일에는 같은 은행업계의 미즈호와 미쓰이스미토모가 공동으로 스폰서 계약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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