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한국·대만 대미통상논평 |"한국, 미국압력에 너무 민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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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장두성특파원】워싱턴포스트지는 18일 「한국, 미국의 통상압력앞에 허둥대다」와 「대만, 대미 로비수단을 활용하다」라는 제목으로 대만과 한국의 대미통상에 관한 해설기사를 현지특파원발로 나란히 실었다.
다음은 두 기사를 요약한 것이다.

<한국>수출에 사활을 걸고있는 한국에선 한국산 컬러TV에 대한 미국통상성의 덤핑 판정이 내려진 이후 한국에서는 「패닉」에 가까운 사태가 벌어졌다.
미국은 한국의 시장개방속도가 빨라지지 않으면 미국의 특혜관세(GSP) 혜택을 줄이겠다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덤핑규제와 행정부의 이와 같은 이중압력에 대해 한국에선 분노에 찬 신문사설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은 저임금과 신속한 시설현대화로 다른나라의 일부 산업에 피해를 주기 시작했다.
예컨대 한국의 철강산업은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능률높고 임금이 낮아서 수년전까지 이분야에서 가장 능률적이던 미국과 일본보다 싼값으로 수출할 수 있게 되었다.
82년과 83년사이 한국의 대미수출은 34% 증가했다.
한국관리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미수출물량은 전체 미국수입량의 3%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산 컬러TV의 대미수출량은 83년중 2백7%가 늘어 거의 2백만대에 이르렀다. 그래서 미국업계는 덤핑제소로 맞선 것이다.
한국관리들은 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내리라는 미국측의 강력한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김기환상공부차관은 『미국이 한국의 수입자유화 속도에 대해 비현실적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계획대로하면 금년말까지 15%의 수입품이 쿼터로 묶여 있게 되지만 86년에는 8%, 88년에는 5%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대만의 연례 구매사절단은 지난 가을 2개월동안 24개주를 돌아다니며 6억5천만달러어치의 미국상품을 구입했다.
공식적으로 대만은 지난해 67억달러에 달하는 대미수출흑자를 줄이기위해 통상사절단을 보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비공시적으로 이 사절단은 미국내에서 대만에 우호적인 인사에게 보상을 주고 적대적인 인사에게 벌을 주기위한 대만로비의 능률적인 한 수단이었다. 그들은 「배리·골드워터」「리처드·스톤」등 친대만계 정치인과 관리들의 출신주를 찾아가 그 지방 상품을 샀다.
그들은 또 늘 사과를 수입했던 워싱턴주가 중공의 사천성과 자매결연을 맺자 이주를 방문대상에서 제외하고 사과구매지를 로드아일랜드로 바꿨다.
미국 상공회의소 통상위원장인 「로버트·파커」씨는 대만의 통상사절단이 지방도시 및 주와 자매결연도 맺고 지방인사들을 대만으로 초청도 하면서 지극히 세련된 홍보활동을 했다고 평가했다.
대만은 일본과 캐나다 다음으로 대미수출 흑자면에서 3위에 서 있다. 그래서 대만은 매년연말께 이 흑자폭을 좁히기 위해 통상사절단을 파견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에 대해서도 덤핑제소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의회에서는 대만을 특혜관세(GSP) 수혜국에서 제외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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