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신규 채용 5년 새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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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12일 서울 대치동 단대부고에서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응시생들이 고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약 9만명이 삼성 입사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민 기자]

올해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지난해보다 3.6%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소폭(0.3%)이나마 늘었던 일자리가 다시 쪼그라든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37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12일 밝혔다.

 특히 “올해 이미 직원을 뽑았거나 채용할 계획이 있다”는 기업은 10곳 중 6곳(59%)에 그쳤다. 2010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72%)와 비교하면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기업들의 채용 여력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얘기다. 경총 경제조사본부는 “경기 부진과 함께 정년연장·통상임금 같은 비용 증가 요인으로 기업들이 채용에 부담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채용 위축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는다. 대기업 채용의 경우 지난해 ‘증가(0.5%)’에서 올해엔 ‘감소(3.4%)’로 상황이 역전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에선 감소 폭이 커질(1.7→6.5%)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신규 채용에서 신입직은 73%, 경력직은 27%를 나타낼 전망이다. 경력직 채용이 전년보다 1.9%포인트 늘면서 청년 구직자들이 설 자리는 더 좁아지게 됐다.

 좁은 취업문 앞에서 ‘입사 전쟁’은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12일 치러진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엔 약 9만 명이 몰렸다. 전날에 시행된 현대차의 인·적성검사(HMAT)에도 1만 명이 응시했다. ‘4월의 수능’이라 불리는 두 시험에서 결시자는 교실(30여 명 응시)당 1~2명에 그쳤다.

 삼성·현대차 모두 역사·상식 문제는 비교적 쉽게 출제했다. 하지만 ‘도형·시각적 추리’ 분야에선 까다로운 문제를 냈다. 삼성전자 경영지원 부문에 지원한 김현진(24)씨는 “대체로 난이도가 쉬웠지만 ‘공간 지각’ 문제와 종이접기를 통한 ‘도형 유추’ 문제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현대차 시험에서도 펜 사용이 금지된 채 머릿속으로 주사위 정육면체의 펼친 모습을 재구성하는 ‘공간 지각’ 영역이 가장 난이도 높은 문항으로 꼽혔다.

 당초 관심을 모았던 현대차 역사 에세이에선 ▶역사적 사건 1개와 현대차의 5대 핵심 가치 중 2개 이상을 연관 지어 서술하라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보는지 서술하라 등의 문항에서 1개를 골라 35분간 700자를 쓰게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을 해외 공장 건설 등과 연결시키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 사진=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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