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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왕족급 고분 몰린 나라현서 백제왕 추정 호화 묘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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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일본 나라현에서 1일 발견된 호화 고분을 전문가들이 둘러보고 있다. 판석을 벽돌처럼 쌓아 올린 석실이 있는 것으로 미뤄 백제 왕족의 고분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지통신 제공]

일본 나라(奈良)현에서 1일 백제 왕족의 것으로 추정되는 고분이 발견됐다.

고분이 발견된 곳은 나라현 아스카무라(明日香村) 남서쪽 가즈마야마의 고분지대다. 이곳에는 다카마쓰즈카(高松塚)를 비롯해 왕족급 고분이 몰려 있다.

전문가들은 "고분은 판석(板石)을 벽돌처럼 쌓아 만든 석실을 갖춘 게 특징으로, 백제 왕묘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양식"이라고 진단했다. 이 고분에서는 지위가 높은 사람의 고분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옻칠한 목관 파편도 출토됐다. 고분 조성 시기로 추정되는 서기 660~670년대에는 사망한 일 왕족이 없었다는 점에서 당시 일본에 체류했던 백제 왕족의 고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고분은 한 변의 길이가 24m인 2단 축성식 방분(方墳)으로, 고분지대 구릉의 남쪽을 동서로 100m, 높이 10m 규모로 깎아 평지를 만든 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석실 규모는 폭 1.8m, 높이 2m, 길이는 5m가량이다.

가와카미 구니히코(河上邦彦.고고학) 고베야마테(神戶山手)대학 교수는 "피장자 연령은 40~50세 남성으로 추정된다"며 "부친인 백제왕 선광(善光.의자왕의 아들)과 함께 631년 일본으로 건너왔다가 674년 사망한 백제왕 창성(昌成)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선광.창성 부자는 660년 백제가 멸망하는 바람에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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