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급등… 달러는 속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레이건」미행정부 등장이후 3년간 오름세를 보였던 미달러화가 최근 내림세로 반전하고 있다.
주요 강세 통화인 서독 마르크, 일본 엔, 스위스의 스위스프랑에 대해선 물론 한국원화에 대해서도 요즘은 약세를 보이고 있어 국제 외환시장에선 달러가 천장을 친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다.
달러화의 이 같은 반락은 미국의 재정적자 누적과 경상수지적자가 가강 큰 원인.
84년도 재정적자는 2천억달러, 경상수지적자는 8백억달러 (이중 무역적자는 4백억달러)를 기록할 전망.
경상수지 적자 8백억달러는 GNP의 2·2%. 재정적자는 5∼6%에 이르고 있다. 이는 바로미국경제가 균형감각을 잃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볼커」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장은 『미국이 세계최대의 채무국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2월7일의 의회증언)고 경고하고 있고, 「펠드스타인」CEA (대통령경제자문위) 위원장도 미 달러화는 앞으로 10년간 계속 떨어질 것이며 어떤 해는 20%이상 폭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사실 CEA보고에 따르면 달러의 실효레이트는 83년12월현재 80년 평균 대비, 52%나 상승했다. 이는 73∼79년을 기준한다면 실질적으로는 33%나 과대 평가된 것.
이 같은 달러강세는 필연적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몰고 온다.
그래서 82년말 까지의 달러 강세가 84년의 무역수지에 그대로 반영되어 84년도 미국의 무역수지적자를 사상 최대로 끌어 올릴 것 같다.
거액의 경상수지 적자는 해외로부터의 자본유입으로 충당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고금리 덕분에 해외자본 유입이 순조로와 인플레도 잡고, 달러화의 위신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세계최대의 채무국 미국에 대한 투자매력이 엷어지고 있다. 더 이상 금리프리미엄을 따먹을 수 없게 됐다. 자연히 미국에 몰렸던 외국투자가의 자본이 빠져 나갈 수 밖에 없다. <경제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