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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유서 남기고 잠적…경찰 평창동 일대 수색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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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원 개발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9일 오전 유서를 남기고 자택을 나선 뒤 연락이 닿지 않아 경찰이 그의 행방을 쫓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앞서 성 전 회장이 800억원대 융자금을 사기 대출 받고 9500억원의 분식회계를 통해 250억원 가량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횡령·사기·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성 전 회장은 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예정돼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5시 11분 서울 강남의 자택을 나서 청담공원 방향으로 향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집에서는 자살을 암시하는 글이 발견됐다고 한다. 오전 8시6분쯤 성 전 회장의 운전기사가 강남경찰서 청담파출소로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성 전 회장의 휴대폰 기지국 신호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일대에서 포착됨에 따라 이 일대에 경찰 500여명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성 전 회장이 평창동 평창파출소 뒷편 야산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담긴 CCTV도 확보했다고 한다.

주요 피의자가 잠적하면서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경찰과 긴밀히 공조해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영장실질심사 하루 전인 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백을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은 “나는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MB맨이 아니다. 오히려 MB정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해외자원 개발과 관련한 성공불 융자금은 당시 법에 근거해 컨소시엄 주관사인 석유공사 등이 주도했고 경남기업은 이 돈을 유용하지 않았다”며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집행됐다”고도 했다.

유성운·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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