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서울 페스티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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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하이 서울 페스티벌이 열린 24일과 25일 서울 시청앞 광장과 동대문운동장, 종로 일대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민 20만여명이 몰려 지난해 6월의 월드컵 열기를 재연했다.

25일 오전 10시30분에는 오는 7월 1일 철거를 앞둔 청계고가도로에서 '시민 걷기 대회'가 열렸다. 신답초등학교~청계고가~광교~시청앞까지 6.5km를 걷는 행진에는 2만여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직접 행진에 나선 이명박 서울시장은 "서울 시민들이 청계고가 위를 걸어보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며 "청계천을 복원해 자연과 녹지가 어우러진 새로운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1만여명이 참여한 '시민퍼레이드'. 25일 오후 1시30분 동대문운동장을 출발해 종로, 광화문을 거쳐 시청앞까지 행진하는 퍼레이드에는 국방부 전통의장대, 염광여상 고적대, 경찰청 순찰차 등이 합세해 축제 분위기를 돋웠다. 특히 각 자치구의 특성을 살린 카퍼레이드와 화려한 꽃차 행렬이 2㎞ 정도 이어져 장관을 이뤘다.

종로에서 퍼레이드에 합류한 종묘제례의 어가행렬과 조선통신사, 광화문에서 합류한 아시아 사자춤, 애완동물 퍼레이드 등 이색행렬도 눈길을 끌었다. 퍼레이드를 구경하던 일부 시민들은 '대~한민국','오~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월드컵의 열기를 되살렸다.

배낭 여행을 온 미국인 카렌 로베로(33.여)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보기 힘든 대형 축제였다"라며 "한국 문화가 담긴 전통 퍼레이드와 자전거 묘기, 피에로 퍼포먼스 등 이색적인 행렬을 구경하다 보니 다리 아픈 줄도 모르겠다"고 즐거워했다.

24~25일 동대문운동장에서는 전국 소싸움대회에서 우승한 번개, 꺽쇠, 장도리 등 싸움소 30마리가 출전한 청도 소싸움 대회가 열렸다. 하루 14경기씩 28경기를 치른 대회에는 이틀간 3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려 인기를 끌었다.

특히 24일 열린 소싸움 한.일전에서 한국소 '흑곰'이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온 '마코토'를 물리쳐 관중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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