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플리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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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타이거 우즈는 부활할 수 있을까. 극심한 부진 끝에 지난 2월 활동 중단을 선언했던 우즈가 두 달 만에 마스터스를 통해 필드에 복귀한다. 우즈는 10년만에 마스터스 우승을 노린다. 2000여 명의 갤러리가 연습 라운드 중인 우즈의 볼을 지켜보고 있다. [오거스타 AP=뉴시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개막을 사흘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 오후 3시 25분경 타이거 우즈(40·미국)가 모습을 드러내자 골프장은 엄청난 환성으로 술렁였다.

 우즈는 이어폰을 낀 채 스윙 코치 크리스 코모(38·미국)가 지켜보는 가운데 쇼트 게임 연습을 했다. 우즈의 연습 장면을 목격한 현지 언론은 “몇몇 샷은 두껍게 맞기도 했지만 두 달 전처럼 아주 나쁜 샷은 나오지 않았다. 그 중 2개는 홀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쇼트 게임 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풀스윙을 한 우즈는 절친한 사이인 마크 오메라(58·미국)와 함께 11개 홀을 돌았다. 외신은 “연습 라운드인데도 우즈를 따르는 갤러리가 2000여명에 달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즈는 이날 3개의 버디를 잡았다. 첫 홀에서 드라이브 샷을 310야드 정도 날려보냈고, 두 번째 샷을 홀 1m에 붙여 버디를 하자 갤러리는 박수를 쳤다. 우즈는 3번과 7번 홀에서도 버디를 잡았다. 미국의 골프채널은 “연습 라운드였지만 티샷이 거의 페어웨이에 떨어졌다. 어프로치 샷의 감각도 그리 나쁘지 않아 보였다. 샷이 잘 됐기 때문인지 우즈의 표정은 매우 편안해 보였다”고 전했다.

 우즈의 복귀는 지난 2월 활동 중단 선언 뒤 2개월 만이다. 그만큼 우즈는 마스터스에 대한 애착이 크다. 우즈는 지난 1995년 아마추어로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뒤 지난해 허리 부상으로 불참한 것을 제외하고 18년 연속 이 대회에 나왔다. 4승(1997, 2001, 2002, 2005년)을 포함해 톱 10에 13차례나 드는 등 4대 메이저 중에서 성적도 가장 좋았다.

 그러나 올해 전망은 불투명하다. 올해 우즈는 허리 부상과 칩샷 입스(공포증)가 겹치면서 단 47홀의 공식 라운드만 소화했다. 피닉스 오픈에서 컷 탈락했고, 파머스 인슈런스오픈에서는 11홀을 마친 뒤 기권했다. 그 사이 세계 랭킹은 111위까지 추락했다. 우즈의 전 코치였던 행크 헤이니(60·미국)는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인 SB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골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우즈가 또다시 칩샷 실수를 한다면 마스터스에서 더 큰 정신적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골프채널은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의 전망을 빌어 “우즈의 컷 통과 확률은 반반”이라고 보도했다. 골프채널에 따르면 우즈가 컷 통과를 할 경우 배당율은 1배, 컷 탈락할 경우 배당율은 0.83배다. 컷을 통과할 경우 20위 아래의 하위권 성적에는 0.23배, 20위권 이내의 성적에는 3.5배가 걸렸다. 그만큼 컷 탈락 확률이 높고, 컷을 통과하더라도 20위권 바깥의 하위권에 머물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이번 베팅에는 이례적으로 우즈가 기권을 하는 상황에도 5배의 배당이 걸렸다. 반면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경우의 배당율은 40배로 치솟았다. 전성기 시절 우승 배당율이 5배를 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굴욕적인 수준이다.

 ◆병역기피 논란 배상문 출전=2003년부터 마스터스에 나왔던 최경주(45·SK텔레콤)는 올해는 초청을 받지 못해 13년 연속 출전이 불발됐다. 반면 최근 병역법 위반으로 병무청으로부터 고발당한 배상문(29)은 2012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 출전한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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