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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아베, 위안부 사과하길 바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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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위안부 결의안 주도한 펠로시 만나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 방한 중인 미 하원 대표단을 만났다. 왼쪽부터 찰스 랭걸 민주당 의원, 박 대통령, 펠로시 원내대표, 댄 킬디 민주당 의원. 펠로시 원내대표는 청와대 방문 직후 외교부에서 “하원 의장으로서 처음 처리한 법안이 위안부 결의안이라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 하원 대표단을 만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90세에 가까운 고령임을 감안할 때 이 문제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며 시급성을 설명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2007년 마이클 혼다 의원 주도의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될 당시 하원 의장을 지낸 펠로시 원내대표 등도 여성 인권 차원에서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한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찾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미 많은 위안부 피해자가 눈을 감았다. 그 자손들은 아직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 연방 상·하원 합동연설과 관련해 “우리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듣고 싶은 바를 명확히 해왔다. 아베 총리가 연설에서 그렇게 할지 말지는 내가 말할 바는 아니지만 그가 성명(statement)을 통해 일본인들을 위안부 문제의 부담에서 자유롭게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 “아베 총리가 어떤 형식으로든(in some format) 사과하길 바란다”며 “그것이 꼭 미 의회 앞에서일 필요는 없다. 내 생각엔 아베 총리가 성명을 낸다면 자국에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하원 의장으로서 첫 번째 처리한 법안이 위안부 결의안이었다는 점이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과 펠로시 원내대표의 면담에선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도 화제에 올랐다. 펠로시 원내대표가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한다”고 인사하자 박 대통령은 감사를 표한 뒤 동북아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에게는 가장 큰 안보위협인 동시에 동북아 지역과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심각한 불안정 요인”이라며 “미얀마의 변화, 미국과 쿠바 간 관계정상화 협의, 최근 이란의 핵협상 진전 속에서 북한만이 고립의 길을 걷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북핵, 북한 인권 문제 등 을 풀어내는 해결책은 결국 통일이라고 믿는다”며 “그간 미 의회가 우리의 평화 통일 노력을 지지해준 데 대해 감사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는 펠로시 원내대표 외에 찰스 랭걸, 샌더 레빈 의원 등 민주·공화 양당 의원 10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3일 출국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신용호·유지혜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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