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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따뜻해요' 메시지 오자 … 농부,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온도 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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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야채공장은 에너지원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뉜다.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처럼 태양빛을 그대로 활용하는 형태와 LED(발광다이오드)를 이용한 방식이다.

 인공빛을 이용하는 경우 양상추나 케일 등의 씨앗을 선택해 심는다. 잎 채소는 파종한 뒤 2주 정도가 되면 싹이 터 약 6~7㎝크기로 자라난다. 이 모종을 LED 광원이 설치된 곳으로 옮기는데, 이를 ‘플랜터(planter)’라고 부른다. 층층이 인공빛을 달아놓은 작은 아파트 형태로 되어 있다. 모종은 비료 성분이 함유된 배양액을 먹고 자란다. 씨앗을 심고 통상 4주차가 되면 약 20㎝ 크기로 크는데 이때 수확이 가능하다. 단순 계산하면 연간 최대 13번의 수확이 가능한 셈이다. 눈에 보이는 재배 과정은 이와 같지만 곳곳에 정보기술(IT)이 깔려있다.

 냉방과 난방을 위한 시설 외에 각 재배 단계별로 곳곳에 센서를 부착한다. 빛과 공기, 물까지 야채 재배에 필요한 기본 3요소에 대한 센서는 기본이다. 외부에서 사람이 무단으로 들어왔는지, 혹은 야채가 덜 자라거나 웃자라는지까지 파악이 가능한 센서가 쓰인다. 센서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파악해 이를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통신기술이다. 실시간으로 쉴 새 없이 들어오는 정보는 최근 IT 업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빅데이터’. 이 정보는 별도 서버로 전송된다. 농부에게 야채 재배 시스템을 판매하는 회사는 이 정보를 분석하는 일을 담당한다. 작황 외에도 시황 정보까지 더해 농부에게 적절한 수확시기를 알려줄 수 있다. 농부는 스마트폰을 통해 야채공장 내부의 화면은 물론 온도와 습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령 온도에 민감해 재배가 까다로운 딸기는 20~25도에서 잘 자란다.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어 외부 온도에 노출이 많이 되는 상황이라면 농부는 스마트폰을 켜고 온도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딸기밭에 가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야채공장에선 배양액을 조절해 특화된 채소를 기를 수도 있다. 칼륨 섭취를 조심해야 하는 만성 신장병 환자나 심장병 환자들을 위해 저 칼륨 채소를 만들거나, 비타민C 함유량이 높은 야채를 키우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 후지쓰는 저칼륨 상추를 생산해 판매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비용은 얼마나 들까. KOTRA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시금치 야채공장 기준(10에이커=4만468㎡) 설치비용은 3억1000만 엔(약 28억3700만원)으로 비닐하우스(1800만 엔)의 17배에 달했다. 운영비용은 야채공장이 1860만 엔(약 1억7000만원)으로 비닐하우스(40만 엔)의 46배로 나타났다.

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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