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호화 수퍼카 3600m 상공서 낙하, 살 떨리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세븐’에서 추락하는 버스로부터 탈출하는 브라이언(폴 워커). [사진 UPI코리아]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이하 ‘더 세븐’)이 최고 속도로 한국 관객에게 달려온다. 2001년 1편 ‘분노의 질주’로 시동을 건 이래 벌써 일곱 번째 시리즈다. 1일 개봉한 ‘더 세븐’은 “더 이상의 스릴은 없을 줄 알았는데…”라는 영화 속 브라이언(폴 워커)의 대사처럼 전편의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그야말로 현재 영화 기술이 구현할 수 있는 최첨단의 ‘카 액션’이 138분간 숨돌릴 틈 없이 펼쳐진다. 값비싼 수퍼카가 3600m 상공에서 낙하하고, 고층 건물을 뚫고 날아다니며 하늘에 떠 있는 헬기를 점프해 격추시킨다. 이쯤 되면 이야기의 완결성은 나중 문제다. 진화한 자동차 액션의 황홀경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극장에 갈 이유는 충분하다.

 ‘더 세븐’은 한국에서 179만 관객을 불러모은 6편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2013)의 1년 후 이야기다. 억만 불짜리 한 탕을 하고 1급 수배자가 된 도미닉(빈 디젤)과 친구들은 6편에서 죄를 사면받는 조건으로 정부 요원 홉스(드웨인 존슨)를 도와 거대 범죄 레이싱팀을 소탕했다. 7편은 평온하게 살고 있던 도미닉과 친구들이 더 강한 악당 데카드 쇼(제이슨 스타뎀)에게 테러를 당하면서 시작한다. 도미닉은 팀원을 소집하고 반격에 나선다.

무대는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까지 뻗어나갔고 수퍼카의 기능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특히 7편은 ‘쏘우’ 시리즈(2004~2010)를 연출하며 호러 영화의 총아로 떠오른 제임스 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완 감독은 실제로 하늘에서 자동차를 떨어트리고, 카메라를 360도로 굴려 역동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기상천외한 액션과 경주 장면이 이 영화의 번쩍이는 차체라고 한다면, 영화를 굴러가게 만드는 연료는 도미닉과 브라이언, 레티(미셸 로드리게즈) 등 오랜 친구들의 끈끈한 우정과 의리다. 가족이나 진배없는 이들의 팀워크는 지난 15년간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영화 안팎으로 단단해졌다.

무엇보다 ‘더 세븐’이 의미있는 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폴 워커(1973~2013)에 대한 추모가 전편에 깔려있어서다. 1편부터 빈 디젤과 시리즈를 책임져온 워커는 7편 촬영을 70%정도 마치고 갑자기 세상을 떠나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제작진은 워커의 친동생 코티 워커를 출연시키고 그 위에 컴퓨터 그래픽을 입혀 가까스로 영화를 완성했다.

완 감독은 마지막 장면에서 워커를 떠나보내는 팀원들의 작별 의식을 뭉클하게 그려냈다. 영화와 현실이 하나가 되는 절묘한 연출이자 사랑하는 친구를 떠나보내는 가장 존엄하고 순정한 장면이라 할 수 있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영상 유튜브 Fast & Furious 채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