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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물질 외벽에 칠해 침입 예방 … 구미·포항 '안심마을' 조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구미와 포항 도심에 다양한 범죄 예방 설계(CPTED·셉테드)를 적용한 ‘안심마을’이 생긴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오는 10월까지 15억원을 들여 구미시 상모·사곡·임은동 일대와 포항 북구 학산동, 남구 송도동 등을 안심마을로 꾸민다고 24일 밝혔다. 이 사업에는 경북도·경북교육청·구미시· 포항시 등이 참여한다.

 안심마을에는 최첨단 방범시설이 설치된다. 성범죄나 도난사건이 빈번한 원룸 지역의 건물 외벽에는 황금색 특수 형광물질을 칠한다. 범인이 벽을 기어오르면 자연스럽게 옷에 형광물질이 묻는다. 스마트폰에 위치 알림 앱을 설치한 주민이 안심마을의 전봇대나 큰 건물 옆을 지나면 블루투스를 통해 위치가 가족에게 실시간으로 전해진다. 저녁 시간 여성들의 안전한 보행길이 확보되는 셈이다.

 마을 곳곳에 안심마을을 알리는 표시등과 경찰 마크인 참수리 모양의 보안등도 설치된다. 공·폐가 등 범죄 발생이 우려되는 곳의 벽에는 포돌이나 꽃 등의 벽화를 그려 분위기를 밝게 바꾼다. 범죄가 발생했을 경우 범인도 모르게 신고할 수 있도록 편의점 등에 무선 ‘FOOT-SOS’ 시스템이 설치된다. 발로 누르면 경찰서에 바로 신고되는 방범 벨이다.

 구미와 포항 일부 지역을 안심마을로 꾸미는 것은 도난사건 등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낡은 주택이나 빈집이 많아 인적이 뜸하다. 특히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많이 거주해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경찰은 범죄 예방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구미시 진평동 원룸 밀집 지역의 경우 지난해 5월 안심거리로 지정한 뒤 2013년 110건이던 살인·강도·강간·절도 등 5대 강력범죄가 지난해 84건으로 23.6% 감소했다.

 경북경찰청 생활안전계 원세연 경위는 “안심거리 지정 후 대다수 주민이 범죄 우려를 덜었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구미와 포항의 경우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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