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단지 못 들어온다" 서판교 주민들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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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판교신도시 조성 당시 계획에도 없던 물류단지 조성을 당장 백지화하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서판교 아파트 입주민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서판교 인근에 축구장 12배 크기의 물류단지 조성이 추진되면서다. 서판교 주민들은 판교신도시를 처음 조성할 때 도시계획엔 없던 것이라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성남시도 서판교 주거환경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산94-1번지 서판교 옹달산 자락에 ‘운중물류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이 접수돼 현재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운중물류가 297억원을 투입해 8만6924㎡ 규모로 물류센터와 지원·판매 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운중물류단지는 지난 1월 국토교통부의 실수요 검증 심사를 통과해 경기도의 사업계획서 승인 절차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서판교 아파트 입주민들은 지난 21일 물류단지 조성 반대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주민들은 “해당 부지가 보전녹지지역인 만큼 물류단지 조성으로 녹지가 훼손될 우려가 크다”며 “초등학교와 어린이공원이 물류단지와 7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아이들 안전도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지호(40) 반대대책위 임시대표는 “서판교 분양 당시 보전녹지지역을 ‘수도권 남단녹지’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놓고 이제 와서 도시계획에도 없고 주민 동의도 받지 않은 물류단지를 조성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전면 백지화를 위한 주민 서명운동도 벌여 국토부와 경기도·성남시 등에 제출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권혁종 경기도 물류팀장은 “절차상 법적인 문제는 없는 상태”라며 “해당업체가 사업계획서를 접수하면 곧바로 공청회를 열어 주민들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l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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