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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2%P, 코코본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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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코코본드’로 불리는 조건부자본증권이 저금리 시대의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코본드(CoCo Bond, Contingent Convertible Bond)는 채권과 주식의 성질을 반반씩 지니고 있다. 일반 채권보다 금리는 높지만 발행한 금융회사의 재무건전성이 나빠지면 원리금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돼 손실이 날 수 있는 상품이다. 2013년 도입된 바젤Ⅲ(은행권 재무건전성 강화제도)에 따라 금융지주와 은행이 발행할 수 있다.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금융사가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코코본드는 일반 채권보다는 위험성이 뒤따르지만 바젤Ⅲ를 충족하는 금융사만이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손실이 생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융지주와 은행의 경영 상태를 고려하면 부실금융기관으로 전락하는 곳이 나올 확률은 희박하기 때문에 코코펀드에 투자했다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작다”고 분석했다.

 코코본드는 신종자본증권형과 후순위채형이 있는데 만기 30년 이상이 조건인 신종자본증권형의 발행이 더 까다롭다. 후순위채형은 만기가 5년 이상이면 발행할 수 있다. 이달 10일 IBK기업은행은 만기 30년인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형 코코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5년 콜옵션(발행사가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조기상환할 수 있는 권리)이 있는 코코본드는 3.84%(국고채 5년+1.8%포인트), 10년 콜옵션은 4.33%(국고채 10년+2%포인트)로 인기를 모았다. 저금리 시대에 기존 채권보다 2%포인트 안팎 높은 금리가 시장의 수요를 이끌어냈다. 주간사로 참여한 증권사들도 개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조만간 코코본드 관련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유하 IBK기업은행 자금팀장은 “당초 목표액보다 1000억원이 넘는 5000억원의 자금이 몰려왔다”며 “바젤 Ⅲ 도입 이후 신종자본증권형 코코본드의 목표액보다 돈이 더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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