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로~' 대신 '기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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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하철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오페라 가수들이 TV광고에 나오는 ‘기가로 송’을 부르고 있다. [사진 KT]

영업직 회사원인 김주한(45)씨는 요즘 TV광고에 자주 나오는 오페라 멜로디를 응용한 건배사로 술자리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김씨의 건배사는 배우 류승룡, 성악가 임형주씨 등이 TV광고 속에서 부르는 ‘기가로 송’을 따라하면서 시작된다. 기가로 송은 일반인들의 귀에 친숙한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피가로~피가로~’ 부분을 ‘GiGA로(기가로)~GiGA로(기가로)’로 개사한 KT의 TV광고 속 멜로디.

 김씨는 “나도 모르게 따라 흥얼거릴 만큼 중독성이 강한 멜로디라 건배사에 곁들였다”고 말했다.

 KT가 음악 마케팅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2012년 버스커버스커가 부른 ‘빠름빠름빠름 송’을 시작으로, 2013년 상반기 악동뮤지션의 ‘올라잇 송’, 같은 해 하반기 국악소녀 송소희양이 부른 ‘아니라오 송’을 연이어 성공시킨 데 이어 기가로 송까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특히 기가로송은 어린이는 물론 중장년층에게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KT는 오페라를 활용한 기가(GiGA)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도심 속 깜짝 공연도 함께 열고 있다. 공연장에서나 볼 수 있는 중세유럽시대 복장의 오페라 단원들이 서울 강남역·홍대·인사동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나타나 귀에 익숙한 오페라 선율을 짤막하게 들려주고는 사라지는 퍼포먼스다.

 KT의 이런 공연은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에 퍼지며 화제가 되고 있는데, 공연을 본 네티즌들은 “TV에서 본 광고인데 지금 홍대에서 오페라 공연중…신기신기!!” “KT가 거리에서 오페라 보여준다!” 같은 글을 올리며 KT의 마케팅에 호응하고 있다.

 KT의 신훈주 상무는 “음악에 익숙한 우리 사회의 문화적 특성 때문에 음악을 활용한 광고가 보다 강하게 각인되고 널리 퍼지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강력한 메시지 멜로디를 발굴해 캠페인 성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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