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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은행 판매 펀드

중앙일보

입력

연 1%대의 초저금리 상황인데도 바빠진 은행 창구가 있다. 물론 예·적금을 취급하는 곳이 아니다. 바로 펀드 거래 창구다. 그것도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보다 더 붐빈다. 펀드 판매에선 은행이 전문 금융회사보다 한 수위인 것이다.
 최근 코스피가 한때 2000 선을 넘어서는 등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은행권의 펀드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1%대로 낮아진 예금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은행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펀드 상담 및 관련 문의가 부쩍 늘었다는 소식이다.
 금융투자협회 발표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주식형 펀드 장기투자 수익률은 평균 11.5%로 코스피 상승률(4.9%)의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KB국민은행이 20.2%로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2위인 외환은행의 14.5%와 비교해 무려 5.7%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신한·우리·하나은행은 평균 수익률을 밑돌았다.

KB국민은행 수익률 20.2%로 1위
주식형 펀드 판매 잔액에 있어서도 KB국민 은행이 8조3000억원에 이르렀다. 4조4000억원으로 2위인 신한에 비해 2배 가까운 수치다. 3위는 우리(판매 잔액 2조9000억원), 4위는 하나(2조1000억원), 5위는 농협(1조5000억원), 6위는 외환(1조2000억원) 순이었다.
 은행 간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는 이유는 은행마다 고객에게 추천하는 펀드의 종류와 판매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펀드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성과가 우수한 펀드를 많이 판매해 고객에게 고수익을 안겨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펀드는 판매회사 선택이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펀드 가입 시 판매회사의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KB국민은행이 분기마다 펀드 평가를 실시해 성과가 부진한 펀드 판매를 중지하고 일부는 리밸런싱하는 등 사후관리를 적극적으로 해 와 고객들의 펀드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립식 펀드를 판매한 것도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펀드 투자 시 0.1%포인트라도 수익을 더 올리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높은 수익률을 내는 은행으로 옮기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인덱스펀드 수익률 상승
한편 올 들어 코스피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눈에 띄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들쭉날쭉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고 있는 인덱스펀드 344개 중 11개를 제외한 333개 펀드의 연초 후 수익률이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344개 인덱스펀드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4.83%로 전체 주식형 펀드 평균(4.36%)보다 높았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인덱스펀드는 ‘삼성KODEX건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으로 수익률이 23.77%에 달했다.
 두 자릿수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의 특징은 건설, 화학, 에너지, 헬스케어, 그린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건설업종은 올 들어 26% 올랐다. 대장주인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서만 29.1% 오른 5만2900원(6일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화학업종도 올 들어 16.8% 올랐다. 두 업종은 연초 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업종이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주가가 크게 밀렸다가 세계 경기 회복 기대감에 최근 주가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코스닥 우량기업을 추종한 인덱스펀드의 수익률도 두 자릿수대를 기록했다. 올 들어 코스닥 지수는 13%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국투자KINDEX코스닥스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은 12.57%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미래에셋TIGER코스닥프리미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12.29%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서명수 재테크 칼럼니스트 seo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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