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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통령 유력 후보로 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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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총재가 성추문 파문으로 물러난 뒤 흔들리던 국제통화기금(IMF)의 위상을 순식간에 되잡아 내부에선 크게 안도하고 있다.” 2011년 6월부터 첫 여성 수장으로 IMF를 지휘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59) 총재에 대한 IMF 한 고위 인사의 평가다. 지난 6일 사공일 본사 고문 겸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과 라가르드 총재와의 대담이 끝난 뒤 이 인사는 “IMF 내부도 순식간에 장악했다”고 사공 고문에게 귀띔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12층 집무실에서 사공 고문을 맞자마자 양 볼을 번갈아 맞대는 프랑스식 인사(비주)로 환영했다. 2010년 다보스포럼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으로 참가했던 라가르드 총재는 회의장에서 사공 고문을 만나자 그때도 비주로 반가움을 표했다. AFP통신이 이를 촬영해 프랑스 일간지에 크게 보도된 적도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변호사 출신으로 미국 월가의 유명 로펌에서 25년간 근무했다. 이후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시절인 2007년 재무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칙칙한 양복이 지배하는 국제금융계에서 화려한 패션감각으로 새바람을 일으켰다. 2012년 1월 라가르드 총재는 세계경제포럼 연설 도중 “내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이 작은 가방에 돈을 담아 가기 위한 것”이라며 루이비통 백을 들어 올렸다. IMF 재원 마련을 촉구하려는 목적이었지만 ‘라가르드 패션’으로 주목받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프랑스 청소년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도 유명하다.

 라가르드 총재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절친이다. 인터뷰를 마친 뒤 기자는 라가르드 총재에게 클린턴 전 장관과의 관계에 대해 질문했다. 그러자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잘 안다”고 답했다. 바로 “향후 미국과 유럽 모두에서 여성 대통령 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는 후속 질문이 나오자 폭소를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유럽의 여성 대통령’을 부인하는 대답은 하지 않았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그가 IMF 총재를 마친 뒤 프랑스 대통령에 도전할 유력 후보군이라는 얘기가 벌써 나오고 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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