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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육과 작문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지난 20일자 중앙일보에는올해 모여고 신입생 1천2백여명을 대상으로 국어·영어·수학의
학력을 검사한 결과가 보도됬다. 그중 국어는 평균이 67.6점으로 영어의40.3점이나 수학의
50,7점보다는 다소 나은 편이었다. 그러나 한글 자모의 순서와 명칭을 제대로 쓰지못한 학생
이 87%나 된다고했다. 그리고 작문도 띄어쓰기와 맞춤법이. 많이 틀렸다고했다.
한글자모의 순서나 명칭을 잘 모른다는 것은 국어의 기초가 제대로 안돼있다는 것을뜻하
며 나아가서는 국어사전을 찾을줄 모른다는 이야기가 된다.
작문에서 띄어쓰기와 맞춤법이 제대로 안됐다는 것도기초가 부실하다는 이야기요, 따라서
작문의 내용이나 문장이 제대로 돼 있을리 없다.
또한 수학에서 『문제의 문장이 길면 어렵다고 생각, 아예 손을 대지않고 포기한 학생들
이 많았다』는 것은 문장의 이해력도 모자라며, 애써 알아보려는 노력도 없었다는것을 보여
준 것이다.
이들은 결국 중학교까지의 국어교육이 제대로 돼있지 않다는 것을 명백히 증명한 것이라
하겠다.
국어교육의 기초기본은 문자력과 어휘력을 붙여 문장의 독해능력을 길러주는 일이다. 글
을 읽음으로써 이해력·사고력·판단력·감상력·볘비판력 기르고 정서를 심화시켜 인격을
형성시키고, 나아가서 생각하고 느낀 것을 말이나 글로 표현할수 있게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문자력과 어휘력은 국어교육의 시발점이요,작문력은 국어교육의 종착점이다.
아무리 이해력이 높다 하더라도 자기의 의견을 글로써서 표현할줄 모른다면 국어교육을
받은 보람이 없다하겠다.
그만큼 국어교육에서 작문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있으며, 작문력은 결국 교육받은 사
람이 자기 실력을 드러내 보일수 있는 크나큰 무기인 것이다. 그런데 각급학교 학생들의작
문력은 해가 갈수록 자꾸만 떨어져가는 추세에있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첫째가 학급인원의 과다로 작문의 사후처리가 어려워 결국 작문을 안하게 된 것이다.
둘째는 그전에는 당안을 문장으로 작성하여 작문력 신장에 도움이 됐었는데, 요즘의 선택
식 일색의 평가법은 글쓰는 기회를 박탈했고, 1교과 1교과서 정책으로 국민학교의 「쓰기」
교재와 중학교의 작문교과서가 폐지됨으로써 작문시간도 따로 설정하지 않게된 것이다.
어쨌든 작문력의 부진은 모든 사람들, 그리고 교육정책당국에서도 심각한 우려의 대상으
로 부각됐다.
서울시교육위원회에서는 20일자로 주1,2시간씩 국민학교와 중학교에 작문시간을 배정하도
록 하고, 고등학교에도 주1시간 정도를 권장하였다고 했다. 반가운 일이다.
작문시간의 특설은 그 시간에는 반드시 작문을 해야하는 의무감이 지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작문력이 향상될 것인가.
첫째는 시간을 특설운영할것이다. 현재 각급학교 국어교과서 익힘문제에는 반드시 작문에
관련된 문제가 들어있다. 따라서 독본시간에 이를 유효하게 살리고, 작문시간에는 그것에 관
련용을 맺으면서 작문의 기초기법을 곁들여 반드시 글을 지어서 내도록 한다.
둘째 작문의 처리방법을 개선할 것이다. 가령 한학기에 열번을 짓게 한다면, 매회10분의1
에 해당하는 분량만 교사가 자세히 정평, 본인이 고쳐서 다시 내어 확인을 받게한다. 다른학
생분은 개략평가를 하여 누가기록을 하고 돌려주어 집에서 계속 손질 을 하게한다.
한 학기가 끝날때에 학생들은 자기 글을 날짜 순으로 철해서 차례를 매기고 겉장에 문집
의 명칭을붙여 제출하게한다. 그때 자기글은 제1부라하고, 제2부에는 틈틈이 다른사람의 글
(산문·시)을 읽고 좋게 느낀점, 좋은 표현들을 그 글과 함께넣고, 제3부에는 그때 그때읽은
독서록을 넣어 합본하게한다.
이러한 문집과 누가기록으로 작문평점을내면, 학생 스스로 작문력이 괄목할 정도로 신장
될 것이다.
세째로 각종 학력평가는 선택형에서 기술형으로 전환 시켜 답안 작성시에 실제적인 작문
력의 연마가 가능하게할것이다.
그리고 넷째로 대학입시 본시에서 작문이나 논문을 과하면, 각급학교의 작문교육은 스스
로활성화할 것이며, 그결과는 무서운 학력의 제고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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