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惡材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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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미국 달러화 가치의 약세가 국내증시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짐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원화가치가 강세(환율 하락)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연중 최고치인 지난달 4일(1천2백58원)에 비해 5% 가량 낮은 1천1백98원을 기록했다.

올들어 종합주가지수는 원화 환율과 반대로 움직였다.

그러나 한양증권의 홍순표 연구원은 "최근 환율하락은 달러화 약세 때문"이라며 "환율과 주가간의 역상관 관계가 깨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달러값의 하락 속도가 빨라질 경우 수출감소로 인한 타격이 커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양종합금융증권 김주형 연구원은 "동남아지역의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충격과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등으로 수출여건이 악화돼 환율하락의 부정적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며 "다만 환율이 최근 1천1백90원대에서 안정세를 보이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 강명훈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에 연동돼 있는 중국 위안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면 수출 주력시장인 미국에서 중국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 하락은 조선.전기전자.화학 등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다만 경쟁국 통화의 환율도 동반 하락하는 추세여서 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으면서 수출비중이 낮은 음식료.철강.제지.항공업종과 외화부채가 많은 한진해운.현대상선.SK 등의 기업이 환율 하락의 덕을 볼 수 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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