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제1TV『불타는 바다』 좋은소재에 연출솜씨도 돋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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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TV드라머가 성공할수 있느냐의 가장 중요한 가늠쇠는 바로 소재에 있다. 『절반이상이 대본』이라는 제작진의 얘기는 참신한소재, 치밀한 구성이 연출력·연기력보다 중요함을 일러주는 말이다.
16∼17일간에 걸쳐 방영된 KBS제1TV미니시리즈 제1탄 2부작『불타는 바다』는 10년 가까이 중동에 진출해왔으면서도 한번도 다뤄지지 않았던 해외취업근로자들을 소재로 했다는데서 우선 돋보였다.
현지작업장에서의 갖가지 고초를 한국인의「의지」로써 해결해간다는 주재를 놓고 잠자리에 애인을 남겨둔채 중동으로 떠나가는 한전과자의 현실도피에서 접근해간 시각은 통상적인 「새마을드라머」로 치부될수있는 위험을 벗어나 내포된 메시지를 시청자들에게 무리없이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부-자에 걸친 해외취업2대를 묘사하는 부분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을줄 알았던 아들이 1급토목기사가 돼 아버지앞에 나타나는 것은 현실감이 부족한 무리한 설정이었으며 일본인들의 방해공작 역시 너무 낮은차원의 시각으로 분석한 것은 흠이었다.
문오장 송승환의 열연도 드라머의 재미를 더하는데 한몫을 단단히 했으며 군더더기 없는 연출솜씨도 일품이었다.
○…계도성이 강한 프로그램도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줄수 있다. 바로 그 실례가 16일 저녁 방영된 KBS제1TV 『비상진단 화재,-이것만은 알아야』란 프로그램.
최근 일어난 대형화재사건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화재때 대피방법등을 알아본 이 프로그램은「퀴즈」라는 형식을 도입, 재미를 유도하면서 알아두어야할 여러가지사항등을 자연스럽게 일러줄수 있도록 꾸민 수준작이었다.
포매트의 개발은 메시지의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게하는 기본틀이란 점에서 제작진들의 꾸준한 연구가 필요하다.
한프로그램 한프로그램마다 프로의 목적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다양한 포매트를 계속 기대한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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