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수다] 초등논술방-인간은 자연의 일부 … 갈등보다 공생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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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에 강한 아이로 키우려면 어려서부터 다양한 주제로 많은 책을 읽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앙포토]

*** 홍지인 (봉일천초 4년)

지구와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는 시점에 지구와 인간의 공생관계에 관해 생각해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는 지구와 인간의 갈등관계를 풀고 공생해야 한다는 보기 글 ㈎ 1번에 찬성한다.

예를 들어 지구는 우리의 어머니라고 한다면 과연 그 말이 맞다. 우리는 지구의 뱃속에 잉태되어 있고 탯줄로 지구의 영양분을 빨아먹고 있다. 우리는 탯줄이 없으면 죽는다. 옛 동양에서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나도 이 사상에 동의한다.

어떻게 봐도 인간은 자연에서 생겨났다. 인간은 자연에서 생겨났기 때문에 자연이 없으면 죽는다. 지금 중국에서 유화 공장이 폭발해 상수원 오염으로 단수 조치가 내려져 대혼란을 겪고 있다. 이것이 자연을 무시한 결과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따로 떨어져 있으면 안 된다. 자연은 제2의 어머니다. 자연이라는 어머니와의 갈등은 재앙이라는 결과를 불러오기에 나는 자연과의 갈등관계에 반대한다.

*** 총평

명금희 학림논술 아카데미 연구원

비유 통한 설명 바람직 입장 확실히 밝혔어야

초등학교 4학년생임에도 '인식론적 형이상학 주제'를 아주 깔끔하게 써 놀랍다. 또 논제가 요구한 대로 보기 글 ㈎의 벤다이어그램에서 하나를 택하고 그 까닭을 써준 점도 좋다. 그런데 "어느 벤다이어그램이 인간을 행복하게 할까"에 대한 입장을 확실하게 밝히지 않아 아쉽다. 결말부(결론)에 "어머니(자연)와 헤어진 아이(인간)의 삶은 너무나 슬프지 않을까" 라는 식으로 끝내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자연(지구) 인간>과 <어머니의 탯줄 우리>를 연관시켜 '인간과 자연의 공생관계, 그 필연성'을 설명해, 비유능력이 좋은 게 이 글의 강점이다. 정말로 어머니의 탯줄(지구의 자연)이 없었다면 우리(인간)가 어떻게 잉태되고, 출생하고, 살 수 있을까. 이 비유 하나로 자신의 주장에 설득력을 배가시켰다. 표현력은 역시 비유와 상징의 힘임을 알게 해준 점이 돋보인다. 그런데 '중국 유화공장 폭발'은 인간이 자연을 무시한 의도적 사고라는 투다. 인간의 과학기술로 세워진 현대문명(공장 등)이 잘못 관리하면 얼마나 엄청난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지를 보여준 예이지 않을까. 하나의 예를 들 때도 조금만 더 깊게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명금희 학림논술 아카데미 연구원

*** 다음 주제 '교원평가제'

중앙일보 joins.com의 논술카페 '우리들의 수다(cafe.joins.com/suda)' 초등논술방에 글을 올려주세요. 매주 30명을 골라 학림논술아카데미 연구원.강사들이 총평을 해드립니다.

◆ 다음 주제= 다음달부터 전국 48개 교원평가 시범학교에서 초.중.고교생들이 담임선생님이나 교과교사의 수업내용을 평가하는 교원평가제가 실시됩니다. 선생님이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지, 못 가르치는지를 학생들이 직접 평가하게 되는 겁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는 옛날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그럼 초등학생 여러분은 교원평가제를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자신의 입장을 논술하세요. (600자±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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