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쏙] 문제 80% 숨어 있는 교과서 꼼꼼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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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 초등학교 기말고사 철이 되면서 학부모들 머릿속에선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마련이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마음 놓기 어렵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선 현직 교사에게서 도움말을 들었다.

"시험에 나올 만큼 중요하다고 설명을 해도 딴 짓을 하거나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어요.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서울 은혜초등학교 정성준 교사의 말이다. 그는 "교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걸 확실하게 구분해 놓으라"며 "연습장이나 노트를 따로 만들어도 좋다"고 했다.

그가 두 번째로 강조한 건 교과서다. "대다수의 선생님은 시험문제의 80~90%를 교과서에서 냅니다. 교과서만 제대로 공부하면 80점 이상 받을 수 있다는 얘기죠. 그런데 대부분 학생은 교과서를 쉽다고 여겨 소홀히 합니다. 언젠가 수학교과서와 익힘책 문제를 숫자만 바꿔 출제, 예비시험을 본 적이 있는데 만점을 받은 학생이 단 한 명도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는 또 "25문제 중 어려운 문제는 한두 문제"라며 "이런 문제를 공략하기 위해선 교과서 문제를 완벽하게 마무리한 뒤 문제집이나 학습지를 풀어보라"고 했다.

정 교사의 조언을 염두에 뒀다면 이제 과목별 공략법을 살펴볼 때다.

◆ 여러 번 책을 접하면 저절로 되는 게 국어=국어 공부의 첫 단계는 낱말의 정확한 이해다. 그 다음이 내용 파악이고, 관련한 다양한 문제를 푸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학생은 시험이 임박해서야 책을 집어드는데 그것도 주로 문제집이다. 그래선 공부의 처음과 중간 단계를 빼고 마지막만 하는 꼴이다. 여러 번, 또 다양하게 책을 접하면 저절로 잘하게 되는 게 국어다.

저학년의 경우 교과서 시험 범위를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게 좋다. 이야기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글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원칙 등 국어 지식을 외울 필요도 있다. 고학년은 정확한 어휘 구사 등을 위해 국어사전을 활용토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 개념을 설명할 수 있어야 수학 우등생=개념과 원리의 이해, 다양한 문제의 반복적 풀기가 수학 공부의 핵심이다. 그러나 대부분 문제 풀기만 한다. 이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제를 풀기 전에 그 문제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 문제 풀기는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수학은 더욱이 답만이 아니라 풀기 과정도 평가의 대상이 된다. 원리와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풀이 과정을 잘 아는 게 좋은 성적을 내는 지름길이다.

저학년의 경우 풀이 과정을 눈으로만 읽는 게 아니라 노트에 직접 적으면서 막히는 부분을 해결하는 식으로 공부해야 한다. 고학년은 문제의 난이도가 명시된 문제집을 골라 초급부터 중급으로 옮아가며 단계별 심화학습을 하는 게 좋다.

◆ 통으로 외우고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영어= 단어를 암기하고 문장, 더 나아가 교과서를 통으로 외우는 게 좋다. 발음을 연습하고 외국인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단어를 잘 모르고 영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재료 없이 음식을 만드는 것과 같다. 그리고 문장이나 교과서를 소리 내어 청각적으로 기억하면서 통으로 외우면 저절로 표현하는 실력도 나아진다. '통 학습법'과 '적극적 영어표현'이 영어공부의 지름길이다.

<도움말=웅진씽크빅.대교>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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