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공동조사 무산 위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3면

지율스님 측 추천의 조사위원들이 최근 '조사 결과 터널공사가 환경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에 대해 크게 반발하며 조사보고서 작성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조사위원인 서재철 녹색연합 국장은 28일 "조사보고서 작성을 앞두고 정부 측이 한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은 조사 자체의 공정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23일 한국철도시설공단 간부는 지역언론에 "공동조사 결과 공사가 환경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고 청와대 비서관도 유사한 발언을 했다.

서 국장은 "공단 책임자의 공개사과 등이 없을 경우 조사 자체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단 측은 이에 대해 "해당 발언이 부정확한 것이어서 해명자료를 배포했다"며 "말실수일 뿐인데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천성산을 둘러싼 환경파괴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한 공동조사가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좌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지율 스님의 행방이 한 달째 묘연해 울산지법이 구금영장을 발부했다. 지율 스님은 터널공사를 방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나 최근까지 여섯 차례 공판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울산지법은 3월 첫 번째 구금영장을 발부한 데 이어 최근 두 번째 구금영장을 발부했다.

강갑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